탁구 남자단체전 결승전. 그 숨겨진 뒷 이야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페이지 정보
본문
http://blog.naver.com/woksusu/220138783836
탁구 남자단체전 결승전. 그 숨겨진 뒷 이야기.
남자단체전 결승전에서 우리나라의 주세혁(Joo Saehyuk,세계17위)은 중국의 마롱(Ma Long,세계3위)을 상대로 실로 대단한 경기를 펼쳤습니다. 비록, 경기 결과는 주세혁이 마롱에 1-3(9-11, 9-11, 12-10, 15-17)으로 패해 중국이 먼저 1승을 얻게 되었지만, 경기 내용만큼은 주세혁이 왜 세계적인 수비수이고, 우리대표팀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에이스인지 모든 것을 보여준 한판 승부였습니다. 끝날 듯 끝날 듯 계속 연결되는 볼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고, 탁구 괴물(怪物) 마롱의 헛점을 파고드는 수비수의 드라이브는 우승에 대한 희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솔직히, 마롱-쉬신-장지커가 차례로 출전한 중국대표팀은 현재 지구상에 있는 그 어느 팀이 와도, 중국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탁구를 가장잘 치는 3명을 뽑아 팀을 구성해도 이기기 힘든 상대입니다. 더우기, 주세혁은 이전까지 마롱과 국제대회에서 총14번의 맞대결을 펼쳐 14전2승12패의 절대 열세를 기록한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표팀에게는 체육관을 가득메운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있었고, 단체전이라는 것이, 1번단식 첫 경기의 승패여부에 따라서는 흐름 자체가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지난 2010년 모스크바(Moscow)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도 중국은 1번단식에 출전한 딩닝(Ding Ning,세계2위)이 펑톈웨이(Feng Tianwei,세계4위)에 역전패를 당한 것이, 전체적인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말았습니다.
1,2번째 게임을 마롱에게 내준 주세혁은 3번째 게임을 듀스 접전 끝에 12-10으로 승리하며 게임스코어 1-2로 따라붙었습니다. 역시, 그날 승부의 최고 승부처는 15-17까지 가는 초접전 양상을 보여준 4번째 게임이었습니다. 주세혁은 게임포인트에 먼저 도달했지만, 마롱에 듀스를 허용하고 말았고, 한점씩 주고 받는 피말리는 접전 끝에, 결국 마롱에 15-17로 패하고 말았습니다. 에이스 싸움에서 밀린 우리나라는 2번단식과 3번단식에 출전한 이정우(Lee Jungwoo,세계35위), 정상은(Jeong Sangeun,세계45위) 마저 차례로 중국의 쉬신(Xu Xin,세계1위), 장지커(Zhang Jike,세계4위)에 무너지며 결국 0-3 으로 패하고 말았습니다.
주세혁과 마롱의 한판 승부는 주세혁이 어떤 클래스에 올라있는 선수인지 바로 알게해준 승부였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2,3번단식에 출전한 이정우, 정상은의 경기 내용을 보고 실망을 한 분들도 많았지만, 이정우, 정상은이 못했다기 보다 쉬신과 장지커의 벽이 너무나 높았습니다. 지금 현재, 전 지구상에 마롱-쉬신-장지커를 상대로 접전을 벌일 수 있는 클래스는 세혁神을 포함해 몇 명 되지 않는게 사실입니다.
체육관에 모인 많은 사람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트린, 우리나라와 중국의 남자단체전 결승전. 오늘은, 그 숨막히는 결승전에 담긴 뒷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