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시여.... 모든 것이 당신의 뜻대로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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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창 물이 오른 나의 공포의 백드라이브(내 생각에, 실제로는 아줌마들 다 받음)는 나에게 항상
자신을 단련시켜 달라고 요구한다.
아무리 피곤해도 나는 주말에는 이놈의 성화에 못이겨 탁장에 가야한다.
탁장 문을 열자, 손님이 굉장히 많다. 군데군데 웅성웅성한다.
'엥,,, 나 모르는 새에 또 대회가 열렸군.'
사회자로 보이는 사람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일반회원들이 그냥 연습으로 쳐도 되나요?"
"안됩니다. 오늘은 저희가 대회로 다 빌렸어요."
칠판에 써 놓은 걸 보니, 기독교 단체의 모임인데, 탁구로 친목을 다지는 거였다.
어쩔수 없이 나는 30년만에 교인이 되었다. 5000원 들고 접수하는 데로 갔다.
"어느 교회시죠?"
"제 앞사람 다니는 교회요."
대회를 시작하기 전에, 예배도 다 함께 보고, 기도도 하고, 참으로 알찬 시간이었다.
드디어 16개조중 11조로 대회 시작!!!
16개조중 가장 늦게 끝나는 혈전을 치르면서, 예선을 가볍게 통과한 나는
24강 토너에서 3부 집사님을 만나게 되었다.
나보다 2부수 상수다.
같이 몸을 푸는데, 표정을 보니 자신의 탁구에 자부심이 대단해 보였다.
하수랑 연습할 때는 먼산을 가끔씩 봐 줘야하는 그런 스타일!
이럴 때 나의 행동은 대체로 같이 먼산을 봐서 상대의 자부심을 심각하게 다운시켜 주는 것이다.
몸을 풀면서 우리는 이미 건너서는 안되는 강을 건너버렸다.
게임이 시작되었다.
무조건 이겨야되는 게임에서 나는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나에게는 동네탁구 30년동안 단련시켜온 공포의 서비스(내 생각에, 실제로는 아줌마들 다받음)가 있기 때문이다.
셰이크로 전향을 해서 회전은 펜홀더 때보다 많이 약해졌지만,
셰이크는 여러가지 폼으로 속일수 있다는 매력이 있어, 나는 오히려 서브연습을 피나게 해왔다.
보자기 속의 아홉마리 뱀중에 한마리를 풀어서 상대에게 던진 다음에
깜짝 놀란 상대가 리시브를 띄울 수 밖에 없을때, 3구를 조져버리면 나의 승리인 것이다. 흐흐흐
스트로크는 허접한 6부인 내가 5부가 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이런 펜홀더 동네탁구 30년의
악랄한 수법이 있기 때문이다.
1세트가 시작되자 예상대로 콧대높은 3부 집사님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내 서비스를 타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사정없이 3구를 조져버렸고 집사님의 표정은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9-1까지 벌어졌고 1세트는 11-3. 가볍게 승리!
이변이 없는 한 승리는 보장된 듯 보였다.
그런데, 이게 웬걸.... 2세트 들어 대번에 변화가 생겼다.
집사님이 빽으로 상당히 위력적인 반칙서브를 넣기 시작한 것이다.
그냥 토스해서 대각으로 긁을 때는 별 위력이 없던 서브가, 토스없이 떨어뜨리면서 긁으니 회전이 거의 2배가 되었다.
나도 서브를 심각하게 타기 시작했다. 네트에 꼴아박거나, 3구스매시로 조져지기 시작했다.
2세트는 서로가 서로를 조지면서 듀스가 되었다. 결국 나의 패배!
3세트가 되었다.
나는 머리에서 김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빽으로 같이 반칙서브를 넣기 시작했다.
그런데, 나는 평소에 반칙서브를 연습하지 않기때문에, 이것은 동네 초짜 아줌마들의
와락 쳐버리는 수준의 웃기는 반칙서브였다.
집사님의 표정이 안 좋아지기 시작한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웃기는 빽 반칙서브를 넣었다.
참다못한 집사님이 먼산을 보며 말했다...
"아.... 서브가...."
"그럼 같이 던지시던가요. 백서브 넣을때 위로 던지셔야 되요."
집사님은 고개를 옆다이로 돌리고 또 먼산 보는 척 한다. 집사님들은 먼산을 좋아하나 보다.
이때부터 둘다 정상적인 서브를 넣기 시작했다. 그러나, 게임은 호전되지 않았다.
집사님이 내 서브를 멀리서 커트로 일단 받고보는 작전을 들고 나온 것이다.
파워드라이브로 확 쳐버리면 되는데, 약한 나의 새 드라이브(bird drive, weak roof drive)는
집사님의 블로킹을 뚫지 못했다.
8-8 집사님의 서비스 차례.
집사님은 다시 빽으로 예의 수직낙하 반칙서브를 넣었다.
중요할때 되니까, 여지없이 들어오는군..... 하나님도 무심하시지......
결국 8-11. 3세트 패배!
4세트 들어 나는 심정적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힘 한번 쓰지 못하고 패배.
결국 1-3으로 졌다. ㅜㅡ
어릴때 크리스마스 때면 교회에 갔다.
하나님은 그런 나에게 착하다고 맛있는 과자를 주셨다.
이번에 하나님은 나에게 더 좋은 것을 주셨다.
그렇다!!! 이것은 반칙서브를 평소에 갈고 닦으라는 신의 계시인 것이다.
집사님에게 공포의 빽 수직낙하 반칙서브를 내리시어, 나로부터 집사님을 지켜주셨듯이,,
하나님은 나에게 더욱 강력한 반칙서브를 내리시어, 나를 다른 생체인들로부터 지켜주실 것이다.
신이시여......
모든 것이 당신의 뜻대로 되소서.........
댓글목록
초지동호랑이님의 댓글
초지동호랑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서비스가 어디에서든 문제기 하네요.. </p>
<p>하지만.. 상대방이 반칙한다고 해서 같이 반칙한다면.. </p>
<p>많은 생활체육인들이 원하는 그런 시대는 오지 않을것 같아요..</p>
<p> </p>
행인28호님의 댓글
행인28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
국가대표가 생체인이 되면, 반칙서브를 넣는데, 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p><p>엄정한 심판이 있을수 없는 생활체육임을 감안한 룰이 애초에 필요했던거죠. </p><p>16cm, 몸으로 가리기 없기는 세계대회때의 룰인 것이지, 동네탁구의 룰일수는 없는거죠. </p><p>50cm, 몸으로 가리기 있기가 생체대회의 룰로 적당하겠죠<br /></p>
제사장님의 댓글
제사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행인28호님 교회나가시는같은데 거듭나셨나요? 안나셨다면 거듭나셔야 합니다</p>
<p>(요한복은 3장을 참고하세요)</p>
푸른낙엽님의 댓글
푸른낙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p>상대가 반칙을 한다고 생각했을때 같이 반칙을 해서 서로 기분나빠지는것보다. 공을 잡은후 죄송한데 원칙상 공을 어느정도 던지고 서비스를 해야합니다. 라고 소신있게 말하는것이 현명해 보입니다. 상대방이 모어때?우리가 선수야? 이런식의 말이 오면 심판에게 한번더 항의를 하면 거의 깔끔하게 마무리 됩니다. 한번쯤 먼저 고개를 숙이는것이 이길수있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댓글 남깁니다. 즐탁하세요.</p>
행인28호님의 댓글
행인28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p>그렇죠</p><p>그게 사실 제일 좋은 방법이지만 </p><p>사실 쓰기힘든 방법이기도하죠</p><p>안면있는 경우도 많으니까요</p><p><br /></p><p>상대가 반칙할때만 쓸거 연습할려구요</p><p><br /></p>
여기저기님의 댓글
여기저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
때론 반칙서브도 재미를 더 할때가 있답니다.</p><p>반칙서브를 해도 화를 내지않을 친한 사이와 혹은 게임전 서로 간에 사전 양해를 구했을 때로 제한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p><p>모르는 상대가 먼저 반칙할 때 따라서 한다???ㅠ~ㅠ<br /></p>
prince님의 댓글
princ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p>앞사람 다니는 교회, 먼산 좋아하는 집사</p><p>재미있습니다...ㅋㅋ</p>
뉴팜님의 댓글
뉴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
서브를 지적하는 순간 제 감정이 흔들려 제가 무너집니다ㅠㅠ</p><p><br /></p><p>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같이 해주는 방법 상대가 항의하여 합의 하는 방법</p><p>문제는 제가 그런 서브를 못넣는 다는게 문제 ㅠㅠ<br /></p>
선우후락님의 댓글
선우후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이쯤에서 3부치는 집사님의 글이 올라오면 너무 재밌겠네요..^^</p>
<p> </p>
<p> </p>
종근당구장님의 댓글
종근당구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
생활탁구에서 반칙서브가 암묵적으로 용인되고 있다는 게 참 의아합니다.</p><p><br /></p><p>그럼 조기축구에선 공을 손으로 잡아서 드리블해도 되겠네요. 프로가 아니면 룰따윈 상관없으니까.<br /></p>
연향님의 댓글
연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
3부나 되시고</p><p>더구나 집사님께서 </p><p>반칙서비스를 하시다니 </p><p>뭐 반칙서비스 하시는 목사님도 많더군요.</p><p><br /></p><p>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p><p>반칙서비스 하시는 분들하고 게임하면</p><p>여지없이 승부처에서 반칙서비스가 나옵니다.</p><p>승부처에서 서비스 넣는것을 손으로 잡습니다.</p><p>그리고 지적합니다.</p><p>승부처에서 최소한 두번정도는 잡아줘야 안 넣습니다.</p><p><br /></p><p>오써모회원이 반칙서비스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p><p><br /></p><p>반칙이 상용되는 국민성이 </p><p>우리사회를 어지럽게 하고</p><p>나아가서는 경제까지도 어렵게 하는 </p><p>원동력이 되는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br /></p>
하늘만이님의 댓글
하늘만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
이런 글 좋아요. ㅎㅎ</p><p><br /></p><p>저도 상대방의 반칙 서브 때문에 시합때 열받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p><p>문제는... 위에 뉴팜님 말씀처럼 서브를 지적하는 순간 저까지 멘탈이 같이 흔들려 버리는 경우가....-_-;<br /></p>
yamacac님의 댓글
yamacac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p>행인28호님!</p><p>글빨 좋으시네요^^</p><p>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글 부탁드림니다...<br /></p><p><br /></p><div style="bottom: auto; left: 8px; right: auto; top: 0px; display: none;" class="translator-theme-default" id="translator-floating-panel"><div title="Click to translate" id="translator-floating-panel-button"></div></div>
행인28호님의 댓글
행인28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야마님의 사진빨보다는 못하죠...^^ </p>
<p>앞으로도 예술성과 과감성(?)을 모두 가지는 좋은 사진 많이 부탁드립니다. </p>
<p> </p>
꼬츨든남자님의 댓글
꼬츨든남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3구를 조저버린다는 글귀가 매력적입니다..ㅎㅎ</p>
<p>저도 반칙서브를 개발해 놓아야 한다는 생각을 1년 전부터 하기 시작한 사람입니다..</p>
<p>시합장 나가면 선수출신들은 거의 반칙서브를 하고 있는 현실입니다만 그 누구도</p>
<p>감히? 고수님? 에게 지적하지 못합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