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 탈출] 에피소드, 송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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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된지라, 허름한 탁구장도 회원분들께서 송년 모임을 해야 한다고 하시는지라..
한자리에 모여 역시,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하는데, 빈 소주병이 늘고, 모두들 하하호호..
이야기 꽃을 피우는데, 좀 젊은 친구가 나름 분위기 띄운다고...개그콘서트 흉내를..내는데..
이친구 흉내를 낸다는데..
그래~~에...탁구 고수가 되리라 결심했다 치자.
레슨 받겠지? 레슨 받는다고 금방 느나?? 계속 더(비싼) 레슨 받지? 더 돈 많이 들어가지??
고수랑 칠려고 하겠지? 고수가 그냥은 안쳐주지? 맥주에 치킨 대접해야지??
탁구 고수되려다가 돈은 돈대로 쓰고, 술때문에 배나오고 몸은 몸대로 베리고,
그렇다고 금방 고수가 되나? 아니지 5년도 좋고 10년도 좋고 그냥 세월이 가지? 뭐야 이거?
탁구가 니 인생 베렸다...
....모두가 하하호호..하는데...관장님이..
자신도 탁구 땜에..인생 베린줄 알았다고...하시며, 당신 이야기를 하시는데, 관장님이,
스무살 무렵에...탁구를 그만두시고, 군대도 다녀오고, 어쩌다 장사를 해서, 운좋게..
당시로 좀 큰 돈을 벌었는데,
같이 운동했던 친구한테 그만 사기를 당해서, 있던 돈을 모두 그당시에 쓸모없는
땅을 사는데, 써버렸다고,,,하시며, 그래서 친구 하나 잃었다고..하시며 소주 한잔..
그때는 탁구 때문에 인생 베렸다고 생각했었다고..그래서 탁구랑 인연 끊고..
팔자려니 생각하고 십몇년 모든걸 잊고.. 일하며 먹고 살다보니...
그 쓸데 없는 땅에 신시가지가 들어서게되면서...땅값이 오르기 시작해서
열배도 넘게 올라서, 그 땅의 일부를 팔고 그돈으로 지금 이 허름한 탁구장 건물을
지은 것이라는...그러다가 탁구장 차리게 되었다고..하시니...인생 새옹지마...라는..
듣고 있던 회원 모두는 대박 하며...또 하하호호..
이어지는 관장님...말씀...탁구와 도박의 공통점이 뭐가 있을까...하고 물으시니 회원들이..
혼자서는 못한다..상대가 있어야 한다..
빠른 시간 내에 승부가 난다...
승자와 패자로 나뉜다...
비법을 배우려 한다...
고수를 찾게 된다...
고수가 되고싶어한다...
중독될 수 있다...
이기고 싶어한다...
머리로 하는 게임이다..
눈치 작전이다..
하며, 또 하하호호...어떤 회원은 하지만 탁구는 잃을게 없다며 ..하하호호..
그러다가..어떤 회원 분이..한말씀.. 하시는데...
나두 고수가 되리라 마음 먹구 정말 열심히 했지, 레슨 받고, 술대접하고, 대회나가고..
근데 안늘어, 안늘어, 지겹게 안늘어, 그러다 지치고 지쳐서, 이게 뭔짓인가...하던차에
이 탁구장 소문을 듣고 여기 왔어...여기 오니까 좋아....부수 안물어, 그냥 오는대로 쳐,
다들 나보다 고수인데 사람 안가려, 이 사람이랑 쳐서 땀빼구 나면, 저 사람이랑 치구,
또 다른 사람이랑 치구, 힘들면 쉬고, 연습하자면 연습하고, 게임하자면 게임하고,
단식치다 힘들면, 복식하고, 복식하다 질리면, 단체전 하고, 단체전 하다 심심하면 막걸리 내기 하고,
치면서 하하 호호, 그저 즐거워해, 이기고 지고 그런거 별루 신경 안써..그냥 하하호호야..
그렇게 이사람 저사람 어울리다 보면, 밤 11시가 되어버려..
막걸리 한사발 들이키고 샤워하고 자면, 잠도 잘와...금방 아침이 와...그 맛에 여기 와..
여기가 그런 탁구장이야..여긴 고수 하수 구별이 없어 그냥 탁구치는 사람들이야.
그런데 여기 회원들이 실력이 없냐하면 그건 아니야...다들 잘쳐...그런데도 그래..
여기서는 억울해서 고수가 되겠다하는 그런 생각이 안들어...그냥 이탁구장에 계속
와야겠다..그런 생각만 들지..요샌 넘 재미있어....정말 좋아...이게 사람 사는거지..
자 우리 탁구장을 위하여...건배~~~
이어서 노교수님이....한말씀.
그래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탁구장을 만들어요...조금만 주변의 초보 회원분들에게
관심을 가지면, 모두가 어울릴 수 있습니다....적어도 이 탁구장에서만큼은 소외되는 분 없이
모두가 즐겁게 운동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살아가는 일도 탁구도 모두 어울려 서로 관심을 가지고,
배려하고, 나누고, 더불어 가면 좋을것 같습니다...
모두를 위하여...건배...
그렇게 허름한 탁구장의 송년회가 늦은 밤까지...
댓글목록
kimpro77님의 댓글
kimpro77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
어디 탁구장인가..아직도 대답이 없으세요?</p><p>강벽님.</p><p>관장님 말씀이 그리여..그리여..하시는걸 보면 전북같기도 하고</p><p>광주같기고 하고,,,</p>
shepherd님의 댓글
shepher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
혹시.. 강벽님 마음의 탁구장?</p><p>재밋게 잘 읽었습니다^^<br /></p>
드라이브홀릭님의 댓글
드라이브홀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처음 레슨 받을때가 생각 나네요. 레슨하시는 젊은 코치님도 좋았고 레슨 받고 승률 올라가서 좋았는데..... 고수들과 친해지고 싶었는데, 제 실력이 미천해서 그런것이겠지만, 끝내 어울리지 못하고 레슨, 로보트, 구경 만 하다가 결국 그만 두고 다른 탁구장으로.....진입장벽이 높다고 해야 하나? 탁구를 입문 하던 그 시절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네요. 그땐 고수분들이 손 한번만 내밀어 주셨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지금 저는 여전히 고수는 아니지만, 어리고 하수인 분들 보면, 공 받아 줍니다. 예측 불허의 스매싱을 상대로 수비 연습 하는거죠 ㅋㅋ.</p>
<p>참 그때 그 아픈기억이 있는 탁구장 문 닫았습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