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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장이 붐빈다. 회원들의 즐탁 모드가 완전히 자리잡혔다. 레슨 테이블도 항상 붐빈다.

몇 몇 테이블에서는 1-3부 분들이 돌아가며 게임을 하고 있고, 몇 테이블에서는 4-5부 분들이 연습하고, 훈련하고 있다.

내 생각에 탁구장이 잘되려면, 초보분들이 북적여야한다. 어쩌다 한번 오는 소위 고수들은 탁구장 영업과 크게 관련이 없다.

그들은 그저 하루 와서 몇게임 하고 가는 것일뿐이므로, 사실 탁구장에 그닥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테이블이 없어서 기다릴

정도로 붐비는 초보 분들이 계셔야 하는데, 그럴려면 초보 분들도 충분한 훈련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문화가 탁구장에 정착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 허름한 탁구장은 꽤 괜찮아 보인다. 우선 K가 초보 분들과 어울려서 훈련하고, 초보 분들끼리

짝을 지워 훈련할 수 있게 해주고, 게임도 주선해준다. 그리고 그런 K의 모습에 동조하여..이 탁구장의 나름 고수분들도 초보분들

과 적어도 30분씩은 훈련을 해준 후 자신들의 게임을 하기 때문에,  여기는 서로 어울려서 즐탁하는 분위기가 자리잡혔다.

물론 회원 분들의 인품도 대단히 점잖으신지라, 탁구장에서 언성이 높아지거나 불미스러운 일들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사실 탁구장에서 초보 대접을 받을뿐, 사회에서는 나름 각자의 영역에서 훌륭한 일을 하시는 분들인데,  탁구 초보라고 어찌

함부로 대할 수 있을까마는, 가끔, 탁구 좀 친다고 어깨에 힘주고 이 탁구장에 와서 폼 재고 싶어하는 선수는, 그래 봤자..

아무도 자신에게 신경을 안써주는 이 탁구장의 문화에 뻘쭘해져서,  한게임 하고 조용히 사라지곤 한다..

또 이 허름한 탁구장에는 탁구장 고유의 동호회가 없다. 그래서 모든 회원들은 제각기 동호회에 소속되어있거나,

동호회가 없는 분들도 있다. 그래서 동호회 문제로 큰소리가 날 일이 없는 것이다.

얼마전 새로 오신 선생님 네 분도 바로 이 탁구장의 문화에 적응하시고 즐탁 모드이신데, 지난번 B와 C가 상대 긴 서비스에 대한

리시브 연습을 한것을 어찌 아셨는지,  자신들도 리시브 요령을 가르쳐 달라고 하시어, K가 토요일 오후에 모여서 함께

연습해보자고 하여 오늘 모이게 되었다...물론 관심 있는 다른 회원들도 참가하셨다..K가 지난번에 연습한 상대의 긴 서비스에

대한 드라이브 공격에 대해 설명을 하고, 바로 연습에 들어갔으나 이분들 연세가 좀 있으신지라, 젊은 친구들처럼 돌아서는 것이

안되시니, 리시브가 제대로 되지 않는데, 실망하시는 표정이 보이는지라, 참으로 난감하기도 한데, K가 대책을 이야기한다..

돌아서서 리시브 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으니, 돌아서지 않고, 리시브 하는 쪽으로 연습을 하는게 좋겠다 하며,

간단한 리시브 요령을 말씀드린다..

1) 상대의 하회전 서비스는 하회전으로 넘긴다. 상대의 하회전 서비스을 받았더니 네트로 향하면   라켓을 좀더 뉘인다. 반대로 상대의 하회전 서비스를 받았더니 하늘로 뜨면, 라켓을 좀서 세운다.

  (이때 주의사항, 상대의 하회전 서비스를 받았더니 하늘로 뜨면, 상대가 하회전 서비스를 안하고  속임수로 너클서브나 전진회전 서비스를 하회전 서비스처럼 속여서 한것인지 의심해본다.)
  

2) 상대의 회전 서브는 쇼트로 민다. 회전 서브를 쇼트로 밀었는데, 네트로 향하면 공을 좀더  위쪽으로 향하도록 밀어서 네트를

 넘긴다.

3) 상대의 회전 서브를 받았더니 테이블 바깥으로 나간다면, 상대 서브의 회전이 많은 것이므로,   쇼트로 밀되 테이블 가운데

 선을 보고 민다. 가운데 선으 방향으로 밀었는데, 그 선에서 얼마나  벗어나는 지를 보고 상대의 회전을 가늠한다.

 말하자면 군대에서 영점 조정 사격을 하듯,  상대의 회전 영향을 가늠해보고, 후에 회전 영향을 고려해서 원하는 방향으로

가도록 민다.

4) 리시버 위치에서 가장 먼곳으로 가장 빠른 서브가 온다고 생각하고 준비해야한다. 백 쪽에서 리시브 준비했는데

 화 쪽으로 빠른 서브가 오면, 늦었다 싶어도 서두르지 말고 침착하게, 테이블 아래에서 루프 드라이브로  네트를 살짝 넘겨줄 수 있으면 그걸로 중분하다.

5) 기다렸다가 쳐야 할 공과, 과감하게 빠른 타이밍에 쳐야할 경우를 잘 판단해서 리시브..

6) 상대가 방향과 회전을 속이는지 눈썰미로 파악해야한다. 서비스는 속임수, 탁구는 다 속임수다.

7) 적당히 띄어주면 상대가 공격해서 실점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실수하는것보다..   적당히 넘겨주고 상대가 공격하면

 막는다고 생각하여 실수를 줄여주는 센스..

대략, 이와같이 설명을 해주고, 리시브 연습을 하는데, 역시 회전 서브를 어려워하시는데, 특히 횡회전에 하회전이 가미 된 서비스

를 어려워하는지라, 대략 난감..상대방 오른손 잡이의 하회전+횡회전 서비스를 백 사이드에서 그냥 보스 커트로 대면 뜨는데,

이 경우 라켓을 왼쪽으로 뉘이고 손잡이가 하늘쪽으로 가게 각을 만들어서 받아주면 좀 덜뜨고.

즉, 회전에 맞게 라켓 각을 조정하면, 리시브 한 공이 뜨는걸 줄여줄 수 있으니

나름 여러가지 연습을 해보는것이 필요한 것이고...

오히려 포핸드로 받으면 제 각도가 나와서 아주 잘 넘어가는 현상에 대해 설명해 드리니,

모두 신기해하는 데,

탁구장 50대 초보분들 중,  펜홀더 유저로, 화려한 서브로 초보중 최고수인 분이 지나가면서, 나지막하니..그런 연습 아무리

해도 내 서브는 못받을거라는...나를 이기지 못할거라는...말씀을 하시어 ..이 무슨 뜬금없는 말인가하며 모두

얼음..이 되었는데, 옆에 계신던 노교수님이..허허 웃으시며

우리같이 나이든 사람들은 이치와 원리를 모르면 몸이 안 따라준답니다..그래서 왜 그런 것인가 자세히 알 필요가 있어요,

그래서 이렇게 공부를 하는것입니다..제대로 알아야..왜 상대에게 당하는지,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답이 나오지요..

세상엔 공부할게 참 많은것 같습니다. 이거저거 알아야 할게 참 많아요..세상 이치가 복잡해져서 인가요..허허..

그러지 마시고 같이 리시브 연습 해보십시다.. 하고 권하고, 다시 권하니...뻘쭘 난감해 하시면서도 살짝 동참 분위기...

어허 이분 여기 끼구 싶었던거구나..그런걸 보면...종종 어른도..초등학생이 그저 나이만 먹어서 된듯한..행동을..허허..

그리하여 연습은 계속되고...

가능한 많은 분들의 다양한 서브를 이런 저런 방법으로 받아보고, 그 리시브 요령과 리시브 결과를

기록하여 잊지 않도록 해주는 게 중요하다는 것과, 그래서 훈련 노트를 마련하여 자세히

기록해 두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말과 함께 연습 종료....과연 효과가 어느정도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