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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부 탈출] 눈이 내리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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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01; 겨울

남자는 그녀의 앞마당에 넓적돌을 깔고난 며칠 후, 그녀의 집을 다시 찾아왔다. 물론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남자는 그녀의 집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산 위쪽으로 올라가 보았다.

 

새롭게 집을 지으려다가 공사가 중단 된 공사장이 남자의 눈에 들어왔다. 남자의 눈매가 꿈틀 거렸다.

 

집터를 닦기위해 산을 절개한 면이 사방 공사가 되지 않은 채로 그냥 방치된 상태였다.

 

절개 면이 가파라서 잘못하면 무너져 내릴것 같아 보였다. 남자는 한동안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이리저리

 

살펴보기 시작했다.

 


E02; 봄
남자는 매우 가벼운 라켓을 구해서 그녀에게 선물로 주었다. 자신이 직접 그녀에게 백핸드를 잘 치도록 가르쳐 주겠노라고

 

약속했다.

 

그녀는 남자의 약속이 싫지 않았다. 시간이 날때마다 탁구장에서 연습을 했다. 남자는 성심 성의껐 연습 파트너가 되어주었다.

...

그녀의 포핸드는 세이크핸드로 전향한지 얼마안되어 마치 펜홀더로 치듯이 금방 위력을 회복했다. 그녀의 포핸드는 펜홀더

 

시절과 별 차이가 없었다. 문제는 백핸드 였다. 남자는 로봇에서 공이 나오게 한 후, 그녀의 뒤로 돌아가 마치 백 허그를 하듯

 

그녀를 감싼 후, 그녀의 손을 잡고 백핸드 쇼트 요령을 가르쳐주기 시작했다. 남자는 시야에 들어오는 그녀 목덜미의 하얀

 

윤곽선과  그녀로부터 나는 약한 향수 냄새가 싫지 않았다.

 

그녀는 백드라이브를 가르쳐주는 남자의 손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손이 참 고왔다. 벽돌쌓기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의 손이

 

웬만한 여자의 손보다 곱다니 하는 생각과, 자신의 뒤에서 백핸드를 가르쳐주는 남자의 가슴 근육이 가끔 자신의 등에 닿을때

 

느껴지는 묘한 접촉감이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E04; 여름

그녀의 병원에 동네 아는 형이 환자로 찾아왔다. 어금니 크라운에 구멍이 나서 다시 치료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동네 아는 형은 그녀에게 예전에 공사했던 이야기하며, 남자와의 친분을 은근히 자랑했다.

 

자신이 싸아랑 아니 남자랑 그 축대 쌓느라고 고생 고생 했다는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그녀는 남자를 생각해서 조금 저렴하게 비용을 청구했다.

 

그녀는 동네 아는 형에게 감해 준 차액은 추후 남자에게 여러가지 형태로 반드시 받아내리라 다짐하면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E05; 늦가을

어머니의 말씀은 이어졌다.

 

남자는 평소에 늘 자신은 철규와 평생 살거라고 입버릇 처럼 말해왔었다. 그러던 남자가 어머니에게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다고

 

말했다. 남자는 여태 어머니에게 그런 말을 한적이 한번도 없었다. 어머니는 당신의 아들이 장가를 들 수 있겠구나 하며 안심을

 

하실 수 있었다.

 

그리고 남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가 자신보다 나이가 많다고 어머니에게 말씀드렸다고 하셨다.

 

어머니는 그래도 상관없다고 대답하셨다고 했다. 며느리가 아니고 동생처럼 보이면 더 좋지 않겠냐고.

 

이런 이갸기를 들으며 그녀는 아주 조금 붉그레해진 얼굴로 살며시 미소지을 뿐이었다.

 

...

어머니에게서 철규라는 말이 나오자 그녀는 그때 비로서 철규가 뭔지를 생각해냈다.

 

남자가 화분을 철규라고 부른일. 보물 1호라고 한 일. 에어컨을 놓느라고 화분을 버린일. 남자가 화분을 찾아 나선 일.
 
철규는 남자가 초등학생일 때부터 기르던 작은 애완 강아지 이름이었다. 동생이 없던 남자는 그 강아지를 마치 동생처럼 여겼다.

 

심지어 대학을 이 도시로 왔을때도 철규를 데리고 왔을 정도였다. 군 생활 할 때를 빼고 철규는 늘 남자 곁에 있었다.

 

남자에게는 철규는 가족이었다. 그러나 남자가 소년에서 청년으로 점차 성장해가는 것과는 반대로, 철규는 점점 노쇠해져가고

 

잔병치레를 하게 되었다.

 

남자가 여행을 떠날 때 즈음 이미 철규는 노쇠할대로 노쇠한 상태였다. 남자가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때, 철규는 마치 남자를

 

기다렸다는듯, 남자와 재회한 며칠 후 세상을 떠난 것이었다. 남자의 상심은 매우 컸다. 남자에게는 동생의 죽음이었다.

 

남자는 철규를 화장했다. 그리고 철규를 작은 함에 넣어서 화분 안쪽에 묻어 두었다. 남자는 철규를 늘 곁에 두고 싶었던 것이었다.

 

그녀는 드디어 왜 화분의 이름이 철규이어야 했는지 이해 할 수 있었다.

 

그녀는 그때서야 자신의 선의가 다른이에게는 상처가 될수도 있음을 절감했다.

 

그녀는 다시한번 자신의 경솔함을 후회했다.

 


E03;

동네 아는 형이 매우매우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남자에게 물었다.

 

"야 싸아야 이거 여기다 이렇게 쌓으면 되는거냐?"

 

남자는 말대신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었다.

 

동네 아는 형의 꿍시렁이 이어졌다.

 

"야 싸아야 이게 뭐하는 짓이냐 돈도 안받는다며, 여기다 왜 이 축대를 왜 쌓냐고..."


 

    탁구러버 표면을 복원시켜서 회전력을 살리는 영양제


추천4 비추천0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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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탁님의 댓글

no_profile 고고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비하인드 스토리군요.</p><p>사계절동안 열심히 달려왔던 "눈이 내리네"의 스토리가 보입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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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님의 댓글

no_profile 정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잘 보았습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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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비님의 댓글

no_profile 약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정말 대단하십니다. 이런 멋진 글을 읽게 해주셔서 눈이 맘이 너무 즐겁습니다. 감사합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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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나루님의 댓글

no_profile 산나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탁구 렛슨 3개월째, </p>
<p>고고탁에서 분위기 파악겸 눈팅만 하고 있었는데...</p>
<p>결국 로그인 하게 만드네요. 후속 스토리 기대합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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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장삿갓님의 댓글

no_profile 죽장삿갓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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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님의 댓글

no_profile 임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잘 읽었습니다~</p>
<p>"눈이내리네" 만 우선 골라서 보게 만드네요&nbsp;</p>
<p>글 실력이 좋으십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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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네님의 댓글

no_profile 윤슬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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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여행자님의 댓글

no_profile 지구별여행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말 2부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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