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 탈출] 50대를 위한 공방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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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이라 좀 쉬려는데, 전화가 울린다. 보니 B다. 탁구치러 나오란다. 아! 이 선수 과도하게 열심히 운동하는
듯. 부랴부랴 점심을 챙겨 먹고 집을 나섰다.
탁장에 도착해보니, 이미 많은 회원들이 연습 중이고 K와 C도 나와 있다. 벌써부터 새 시즌을 준비하는 것인지.
하기사 올해 이 둘의 목표는 그야말로 5부 탈출 아니던가. 봄이 되면 바로 대회가 열릴 터, 부지런히 대회 준비
를 해 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
B와 C가 몸을 풀고, 본격적으로 연습에 들어간다. 2시간 짜리 기본기 연습 프로그램을 줄여서 1시간 정도 하고,
바로 실전 연습이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부분이 3구 공격 연습이다.
그런데, 아직도 보완해야 할 부분이 좀 있다. 특히, B는 아직도 테이블에서 좀 떨어져서 큰 스윙으로 플레이하
려 한다. 테이블 앞에서 작은 스윙으로 플레이하라고 해도 잘 안되나 보다. 성격의 문제인가. 흠.
하지만, 그동안의 연습이 효과를 나타내는 것인지, 일단 서브 하고, 상대가 막으면 그것을 5구, 7구, 9구까지 연
결하는 정도는 이제 된다.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공격의 요령을 연마해야 하는 단계인데.
두 시간 정도의 연습을 마치고, 이제 본격적으로 공방 연습을 한다. 여기부터는 K가 이들의 연습을 지켜보면서
몇 가지 사항을 알려주려는 듯. K의 설명이 시작된다.
공격의 기본은 갈라치기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이쪽으로 한번 치고 저쪽으로 한번 치는 것이지요. 이것이 기본
적인 공격 패턴입니다. 공격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역시나 서두르지 않는 것입니다. 공격은 여유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여유 있게 하되, 그 공격의 방향을 속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쪽으로 치려는 척하다가, 저쪽
으로 치고, 저쪽으로 치려는 척하다가 이쪽으로 치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어디로 공격할지 모르게 공격을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막는 입장에서 보면, 어디로 공이 올지 모르는 겁니다. 상대가 공격하는 것을 본다 해도, 상대
가 공격 방향을 속이면서 공격하기 때문에 그것을 막는다는 것은 대단히 까다롭습니다. 이런 이유에서라도 공
격하는 쪽은 결코 서두를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초조한 사람은 막는 쪽입니다. 공격하는 쪽은 느긋할 필요가
있어요.
그다음에 필요한 부분은, 빠른 타이밍으로, 작은 폼으로 공격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공격은 공의 위력이 그
다지 쎄지 않다는 가정 아래에서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내가 공격한 공을 상대가 막아서 공이 넘어오는 경우,
기다렸다는 듯이 빠른 타이밍에 반대 방향으로 다시 공격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서 공격 방향을 속이
는 것이지요. 이렇게 하면 위력이 없는 공으로도 상대를 괴롭혀서, 연결을 통해 득점을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
것이 기본기가 되는 것이지요. 우리는 사실 움직임이 아무래도 둔합니다. 그러니까 내가 공격하면서, 상대가 막
은 공이 다시 내가 공격하기 쉬운 코스로 오도록 만들면 좋겠지요. 그래서 작전이 필요한 것입니다.
K의 설명이 끝나고 둘이 연습을 해본다. 여유 있는 공격, 코스를 속이는 동작은 그런대로 되는 것 같은데, 상대
가 막은 공을 빠른 타이밍에 반대 방향으로 다시 공격하는 것은 좀 서툴다. 아직 보는 눈이 덜 훈련된 것인지.
공격을 하면서 상대가 어떻게 막아서 공을 보내오는지가 예측이 되어야 하는데.
특히 이런 연습을 하는 가운데에서도 B는 스윙 폼이 커서 특히나 제 타이밍을 잡지 못한다.
둘의 연습을 몇몇 50대 회원분들이 구경한다. 그러면서 따라 해 보신다. 위력 없는 공으로 공격하는 것인지라
이분들도 곧잘 따라 하시는데, 역시 이분들도 빠른 타이밍을 잡는 것을 잘 못하신다. 역시 보는 눈이 아직 부족
한 듯.
공격에 대한 연습을 하면서 수비에 대한 조언도 해주는 K.
막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막아내는 것의 기본은 공격한 반대 방향으로 공을 막아내는 것입니다. 상대가 포핸
드에서 내 포핸드 쪽으로 공격을 해오면 나는 상대의 백핸드 쪽으로 공을 보내는 것이 기본입니다. 방어도 마찬
가지입니다. 내가 막은 공을 상대가 다시 공격하더라도, 내가 방어하기 쉬운 코스로 오도록 만들면 좋겠지요.
공격과 방어는 결국 가위바위보 싸움이 되는 것이지요. 상대가 가위 낼 때 나는 주먹 내면 이기는 것이 되는 것
이고, 그래서 수싸움이 되는 것입니다.
막을 때의 기본 요령은, 같은 공을 주지 않는 작전이지요. 같은 코스로 막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같은 박자, 같은
길이, 같은 회전의 공을 보내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특히 상대가 계속해서 드라이브로 공격해 올 때, 그 공을 막으면서 계속 같은 길이로 공을 보내면 상대는 보다
편하게 공격할 수 있겠지요. 그러니까 막더라도 공의 길이를 다르게 해서 상대가 전후로 움직이게 하면 좋은 것
이지요. 상대의 드라이브 공격에 대해 소위 말하는 공이 안나온다는, 즉 짧게 보내주면, 상대는 위력적인 공격
을 하지 못하거나,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거기다가 코스와 회전까지 달리 해주면, 공격하는 입장에서도 괴롭
겠지요. 공격을 할 때도, 수비를 할 때도 상대방이 편하게 치지 못하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연습이 거의 마무리 되어갈 무렵, 이 둘의 연습을 지켜보던 회원 분이 K의 말을 메모한다. 그 모습을 본 K가 뭔
가 생각난 것이 있다는 듯 한 가지를 이야기한다.
그런데, 3구를 치려면 1구 2구가 있어야 하고, 5구를 치려면 1, 2, 3, 4구 가 있어야 합니다. 즉, 앞으로 갈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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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별거아냐님의 댓글
탁구별거아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p>알면서도 안되는 내용만 써 놓으셨군요. 뜨끔합니다.</p><p>감사합니다^^</p>
힘빼기님의 댓글
힘빼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엄청 공감합니다.</p>
<p>좀 연식이 있는 분들이 놓치지 말아야 될 중요한 전략인거 같습니다.</p>
<p>코스나 길이 등에 변화를 주면서, 강하지 않지만 끈질기게 연결을 하는 전략...</p>
<p>그러다가 이거다 싶으면 좀 강하게 한방...</p>
<p>오늘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