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 탈출] 50대를 위한 드라이브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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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장 문을 열었다. 진한 열기가 느껴진다. 탁구 로봇 앞에서 B가 맹렬히 연습하고 있다. 탁구 로봇이 쏘아주는 공을 열심히 드라이브를 거는 B.
드라이브, 탑스핀(top spin), 탁구의 꽃이라는 기술. 공에 전진회전을 가하는 기술.
그런데 왜 게임에서는 저런 위력이 발휘되지 않는 것인가. 흠. 이런 생각을 하며 휴게실로 향했다.
휴게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노교수님과 대화를 나누던 중, B의 드라이브가 실전에서 위력이 떨어지는 것은, 드라이브 요령에 대한 이해가 2% 부족해서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그 대안을 찾았다.
우리가 마련한 대안은 B로 하여금 50대 중반의 초보 회원분에게 드라이브 요령을 가르쳐 드리게 하는 것이었다. 마침 이제 드라이브를 배우는 회원분이 휴게실로 오시길레 얼른 B에게 모시고 갔다. 이제 B는 드라이브 요령을 가르쳐 주어야 하는 입장이 된 것이다. B의 설명이 시작된다.
공이 전진회전을 얻게 되면 드라이브를 친 것이 됩니다. 어떻게 쳤느냐는 두 번째 문제입니다. 손목만으로 치던, 밀고 가던, 때리던, 루프 형식이던, 뭐든 괜찮습니다. 공이 전진회전을 얻으면 그것이 드라이브입니다. 드라이브의 요령은 마주 물린 두 개의 톱니바퀴를 생각해보면 답이 나옵니다. 아래 (가) 그림처럼 좌/우 두 개의 톱니바퀴를 생각해보죠. 이 톱니바퀴 그림에서 왼쪽이 탁구공, 오른쪽이 라켓의 역할입니다. 탁구공에 전진회전을 주려면 라켓은 오른쪽 톱니바퀴 역할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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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가)
자, 이제 오른쪽 톱니바퀴 대신 라켓을 넣어서 아래 (나)처럼 그려볼게요. 대략 이러합니다.
그림 (나)
여기까지 말하고, B가 탁구 로봇을 이용해서 공을 쳐 보인다. 가볍게 드라이브, B가 치는 모습을 대충 일러스트([illust]로 그려보면 아래 (다) 그림과비슷한 듯.
<?xml:namespace prefix = w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word" />
그림 (다)
B의 설명이 계속된다.
마주 물린 톱니바퀴의 회전 원리를 이해하시고, 공에 전진회전을 주는 요령을 터득하면 드라이브 요령은 끝나는 것입니다. 즉, 라켓으로 공을 쳐서, 라켓이 오른쪽 톱니바퀴의 역할을 수행해서, 공에 전진회전을 주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면, 요령은 100% 터득이지요. 자! 공과 라켓을 가지고 그림 (나)처럼 공을 튕겨 보시지요.
초보 분이 공을 튕겨본다.
공에 전진회전이 들어가나요? 공을 치셔서 60도 이상 각도로 하늘로 쳐 올려보세요. 공에 전진회전이 들어가나요? 스스로 공을 던져서 쳐보세요! 되나요? 된다면 드라이브 요령을 100% 터득한 것입니다. 위력은 다음 문제입니다. 이제 테이블에 가서 쳐보도록 하지요.
B의 설명이 계속된다.
사람과 치던, 기계와 치던. 일단 하늘로 쳐보세요. 테이블에 공이 안 들어간다면, 너무 세게 쳤거나, 공의 정점이 상대편 테이블에 형성되었기 때문입니다. 살살 쳐서 공의 정점이 내 머리 위 30cm 앞에 생기도록 루프 성으로 쳐보세요. 위력 없는 공이, 그러나 틀림없이 전진회전을 머금은 공이, 빌빌빌, 매우 위력 없이 상대방 테이블에 떨어질 것입니다.
B의 말대로 초보 회원께서 공을 쳐보니, 공이 포물선을 그리며 상대편 테이블에 떨어진다. B가 박수를 쳐드린다.
축하드립니다. 회원님! 방금 절대 무위력 드라이브를 마스터 하셨습니다. 위력은 부족하지만 틀림없이 드라이브를 친 것입니다.
B의 시간이 끝났다. 초보 회원분은 계속 탁구 로봇이 던져주는 공을 무위력 드라이브를 해보신다.
여기까지 지켜보고 있자니 한가지 생각이 드는데, 무위력 드라이브 요령을 숙지하시면, 50대 초보 회원들이 궁금해 하실 것은, 그렇다면 위력 있는 공을 치는 요령과, 또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드라이브를 칠 때의, 라켓의 각도와 임팩트 요령이 궁금하실 것이다. 왜냐하면 선수들의 동영상을 보면, 라켓 각이 숙여진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동영상의 선수들이 드라이브를 걸 때 나오는 라켓의 숙여진 각도대로 초보 분들이 따라하면 거의 네트행일 가능성이 크다. 일단 50대 초보 분은 90도 각도로 친다고 생각하시는 편이 좋은데. 심하면 92~3도 정도로 더 오픈해서 쳐도 무방한데. 일단 전진 회전 주는 요령을 터득하시면 익숙해짐에따라 라켓 각을 점점 더 숙여가면서 드라이브를 거는 요령을 습득하실 것이다. 공의 어느 부분을 칠 것이냐는, 공이 어느 높이에 있느냐에 달려있다. 네트보다 높은 곳에 공이 있다면 공의 윗부분을 쳐야 할 것이고, 네트보다 아래에 공이 있으면 공의 밑부분을 쳐야 할 것이고, 네트 높이와 비슷하면 공의 가운데 부분을 쳐도 될 것이다. 공에 전진회전을 주면 된다.
채서 치던, 밀어서 치던, 때려서 치던, 루프던, 손목만으로 치던, 하체를 이용해서 치던, 팔로만 치던, 폼이 이쁘던, 위력이 없던 일단 그런 건 두 번째, 세 번째 문제다. 공에 전진회전을 주는 요령을 터득하는 것이 50대 초보에게는 가장 먼저다. 매우 손쉽게 힘 안 들이고 드라이브를 쳐야(위력이 없더라도) 게임에 사용할 수 있는 거고, 그래야 탁구가 재미있어지는 것이다. 또 그래야 탁구장에 가고 싶어지고, 결국 탁구 매니아가 되는 것인데.
50대에 탁구 배우러 갔더니, 드라이브 배운다고 고생하고, 시간 보내면, 탁구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고, 탁구는 어려운 운동이다, 나는 너무 늦게 시작했다, 나는 소질이 없다. 탁구 초보가 이렇게 서러운 것인가? 뭐 이렇게 생각하기 십상이고 결국 탁구를 그만두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것은 곤란하다. 탁구 배우러 탁구장에 왔으면 탁구 매니아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도록 그 요령을 터득하면 된다. 큰 힘 안 들이고 공을 치는 요령을 이해하면 될 것이다. 50대의 몸으로 선수의 스윙을 따라 하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다는.
건강을 위해 운동 삼아 탁구치러 갔는데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꼴인데.
흠, B가 누군가에게 요령을 가르쳐주면서 스스로 느낀 부분이 얼마나 있을지 궁금하다.
과연 그 초보 회원님은 드라이브 요령을 터득하실 것인지.
같은 코치에게 배운 선수들도 다 스윙 폼이 다르다는.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시도하는 과정에 있다는. 과정 그 자체가 목표라는.
과정을 거치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터득하고, 자신만의 탁구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댓글목록
고고탁님의 댓글
고고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p>결국은 본인이 익혀야죠.</p><p>수없이 많은 스윙을 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효과적인 방법을 익히게 됩니다.</p><p>그렇지만 코치는 효율적인 아닌 스윙이라면 교정해줘야 합니다.</p>
시나브로님의 댓글
시나브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50대 입문하시는 분들에게는 의미있는 이론이 될것같습니다</p>
<p>수고하셨습니다</p>
<p> </p>
시냇가님의 댓글
시냇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p>오늘도, 딱 지금 제 고민을 콕 찝어 말씀해 주시네요.</p><p>딱 그대로 입니다.</p><p>소질이 없는 것인가? 너무 늦은 것인가? 그래도 계속하면 잘 칠 수 있기는 한 것인가?</p><p>뭘 어떻게 해야 하나.....</p><p><br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