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 탈출] 50대를 위한 공방 연습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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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장 문을 열고 들어가니, 연세 좀 드신 회원님께서 반갑게 맞이해주신다. 마치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는 듯이 내 소매를 잡고 구석 테이블로 이끄시는데.
가서 보니, 당신의 드라이브 자세를 점검해 달라고 하신다는.
그래서 내가 쇼트를 대드리고 회원님께서 드라이브를 걸어보시는데. 흠, 스윙이 클뿐더러, 결정적으로 라켓보다 어깨가 먼저 나오는 현상이 발생하여 라켓의 스윙 속도가 투입한 힘 대비 너무 안 나온다는. 한마디로 체력의 손실이 큰 스윙을 하신다는.
회원님께서 드라이브 스윙의 교정을 원하시니 한가지 정도를 말씀드리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딱 한 가지만을 말씀드리기로 했다.
드라이브를 하시기 위해 라켓을 몸 뒤로 빼게 되는데, 이때 팔이 너무 펴지는 것을 보완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큰 스윙을 하기 위해 라켓을 몸 뒤로 뺄 때 팔이 펴지면, 선수의 경우 라켓이 먼저 나오지만, 보통의 경우, 연세 드신 분들은 어깨가 먼저 나가게 되어 이도 저도 아닌 결과가 되기가 십상이라는 것이 그동안 많은 분들을 지켜본 나의 경험이다. 그래서 이 회원님께는 라켓을 뺄 때, 팔을 펴지 마시고 팔을 안 편다고 생각하시고, 심하게는 팔을 W자로 유지하신다고 생각하시고, 스윙하라고 말씀드렸다. 당사자는 팔을 펴지 않는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실제로 보면 그래도 팔은 펴진다. 하지만, 처음보다는 덜 펴지기 때문에 라켓보다 어깨가 먼저 나가는 현상은 많이 개선될 수 있게 되어 결과적으로 드라이브의 위력이 조금 나아진 듯. 회원님 나름 만족.
그렇게 탁구장에서의 한 시간이 지나가 버리고, 두 게임 정도하고 휴게실에서 쉬면서 다른 선수들 훈련하는 것을 지켜보는데 B와 C가 슈트 드라이브를 연습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슈트(shoot) 드라이브. 공을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가게 하는 드라이브.
이제 본격적으로 모든 대회에서 탁구공이 셀룰로이드 공에서 플라스틱 공으로 바뀌는데, 2015년 2월 현재까지 생산된 플라스틱 공, 즉 뉴 폴리 공(new poly ball)을 사용해본 유저들의 말에 따르면, 이 공은 회전이 덜 먹고, 드라이브의 위력도 떨어진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그 위력이 떨어진 드라이브로 경기를 해야 한다는 것인데, 위력이 떨어진 드라이브라면 그걸 막아내기도 쉬울 터, 뭔가 새로운 무기가 필요한 시점인데. 그래서 슈트 드라이브의 중요성이 더욱 떠오르게 되리라는 것이 우리의 예측이다. 지금까지도 많은 선수들의 무기였으나 앞으로는 는 더 많은 선수들의 무기로 등장할 것 같다는 생각.
이 슈트 드라이브는 통상의 드라이브를 치는 경우와는 달리, 라켓을 세우고 공의 안쪽을 쳐서, 공이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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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 연습해보면 그다지 어렵지 않은 타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실전에 쓰려면 부단한 연습이 필요할 것인데.
지금 B와 C가 열심히 연습 중인 모습을 보니, 처음이라 공을 제대로 맞히지 못하는 거 같은데.
슈트 드라이브를 치기에 좋은 공은, 내 테이블의 가운데로 와주는 공인데, 그렇다면 문제는 어떻게 해서 공이 내 테이블의 가운데로 오게 하느냐가 될 것인데.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빠른 타이밍으로 공을 치되, 쉐이크핸드 상대방이 공을 치기 어려워하는 영역, 즉 상대방의 라켓과 허리 사이의 지역을 공략해 주거나, 상대방 백핸드 깊숙한 지역을 공략해 주는 것이 필요할 것 같은데.
그렇게 슈트 드라이브 연습이 끝나고, 이어지는 연습은 백핸드 드라이브 연습. 특히 나의 백 사이드에서 상대방 포핸드 사이드로 가는 직선 백드라이브 연습.
이 백핸드 드라이브가 중요한 것은, 위력은 떨어질지라도, 정확히 상대방 포핸드의 먼 곳으로 가면, 상대가 준비하고 기다리지 않는 이상, 상대는 움직이면서 타구를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일단 상대를 움직이게 만들면 작전은 성공. 하지만, 상대가 그 수를 알아차리고 기다리고 있다가 나의 포핸드 쪽으로 밀어 버리면 오히려 내가 부담된다는. 그러므로 위력이 떨어지는 백핸드 드라이브의 방향은 어느 한 방향으로 몰리는 것보다 다양한 방향으로 시도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을듯싶다.
연습이 계속된다. 이번에는 로빙(lobbing) 볼에 대한 스매시 연습인가보다. K가 로빙을 해주고 B와 C가 스매시를 날려보는데, 잘 안된다. K가 설명해주는 로빙 볼에 대한 스매시 요령은 공이 뜨면, 공의 낙하지점을 예측하여 미리 기다리고 있다가 공이 테이블을 맞고 올라올 때 올라오는 공을 스매시 하는 것. 공이 테이블에 맞고 정점에 도달한 이후 내려오는 공을 스매시 하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부연 설명.
흠, 그런 사실을 알아도 막상 시합장에서 로빙 볼이 뜨면 테이블로 다가서기가 쉽지 않을 것인데, 과연 어떻게 될지.
로빙 볼에 대한 스매시 연습이 끝나자 이번엔 상대의 루프 드라이브에 대한 빠른 타이밍의 쇼트를 연습해보는 선수들.
회전이 많은 루프 드라이브 볼에 대해 그냥 쇼트를 대면 공은 튕겨나가기 십상이다. 따라서 그런 경우 빠른 타이밍에 공이 테이블에 맞자마자 ‘따닥’하고 빠른 타이밍의 쇼트로 밀어버려야 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인데.
이 기술도 과연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하다. 긴장한 상태의 경기에서 과연 루프 드라이브를 어떻게들 처리할지.
이제 대회가 한 주 앞으로 다가왔다. 지금까지 준비한 것들을 대회 시합장에서 100% 활용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대회 출전은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하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인데. 100% 발휘해도 패배한다면 상대의 실력이 더 좋은 것이므로 진다 해도 최선을 다한 것이므로 상대의 높은 실력에 박수를 보내면 될 것이고. 대체로 보면 자신의 기량을 발휘 못 하기 때문에 그것이 아쉬움으로 남는 것인데.
어떤 선수는 첫 출전에도 자신의 기량을 100% 발휘하는가 하면 누군가는 몇 번을 출전해도 자신의 기량이 발휘가 안 되기도 하는데.
이런 생각을 하는데 선수들이 연습을 마치고 모인다. 대략 강평을 하면서 대회가 끝나면, 카운터 드라이브와 맞드라이브 연습도 해보자고 K가 연습 계획을 알려준다.
이제 공격적인 리시브는 세계적인 추세, 중국의 신예선수들을 보면 리시브할 때 그냥 대주지 않는다. 공격적이다. 플릭을 하던 치키타를 구사하던 공격적이다. 상대 선수는 그러한 리시브에 대비한 공격을 시도한다.
그렇다면 K는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상대가 공격적으로 리시브해왔을 때 결국 그 공을 공격하는 연습이 필요해서 장차 연습을 하자는 것인지.
일주일 후, 시합장에 선 선수들을 볼 걸 생각하니 만감이 교차하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