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편도 들지 않으나 아무나 같게 대하지 않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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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논쟁이나 사안에 대하여 여러분께 말씀드리고자 쓰는 글이 아닙니다. 그저 우리가 타인의 글을 읽을 때 또는
자신의 글을 올릴 때 주의해야 할 것들에 대해서 알아보자는 마음으로 쓰는 글입니다.
누군가가 글을 올려 제가 말을 합니다. 나는 이것이 옳다고 이것이 맞다고 그리고 그에 대한 근거를 같이 씁니다.
글쓴이가 생각하기에 그 근거는 충분할 것 입니다. 그 글쓴이와 같은 생각을 하는 이에게도 그 근거는 충분할 것입니다.
하지만 생각해 봅시다. 그 글을 올릴 때 단순히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 끼리끼리 '역시 우리가 맞어'하며
자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반대되는 생각을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그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 이들을 설득하과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서라면 글을 쓰는 사람은 자신이 생각한 근거에 대해서 다시 한번
되돌아 봐야합니다.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만 충분한 근거라면 그리고 그 근거만이 유일한 논쟁의 근거라면 그 근거가 충분치 않다고
생각하는 이들과 끝 없는 논쟁만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글을 쓰는 자의 주장이 옳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진리일 수 있습니다.
천동설과 지동설이 싸울 때도 그러했지만 지동설은 진리입니다. 그 근거는 매우 과학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진리가
받아들여지는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생각하기에 지동설의 근거가 매우 과학적이고 신빙성이 높은
것들이지만 그 당시의 천동설에 서 있던 이들에게 그러했을까요? 천동설을 주장하는 이들 밑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과학적이고 신빙성 높은 근거였을까요?
탁구를 배울때에도 구에 대한 지식과 공이 고무에 부딫치면 튕겨나간다는 지식, 스펀지는 모양이 변형됬다가 다시 원형으로
돌아가려한다는 성질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 '라켓에 러버 붙여서 스윙을 앞으로 하면 볼이 앞으로 가게 된다'는
단순한 진리조차도 그에게는 진리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고고탁에 뛰어난 분들이 많으신 줄 압니다. 직업의 전문성이 아닌 지혜의 뛰어남과 훌륭함을 갖추신 분들, 더욱이 여러분들이
쌓아온 세월의 지식이 너무나 광대하고 또 서로 다를 텐데 어찌 라켓으로 스윙을 앞으로 하니 공이 앞으로 간다는 말씀만
하십니까?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지나치게 상세하면 적절함만 못하겠지만 반대로 지나치게 생략한다면 그 글은 아무 가치가
없을 겁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지식을 춤추게 하는 지혜를 얻고, 배우고 싶습니다.
반대로 타인의 글을 읽을 때... 내가 천동설의 편에 서서 지동설을 거짓이라 하고 있는지는 아닌가 생각해봐야합니다.
친구들과 여행을 가는데 자동차타고 가는게 좋다는 친구와 기차고 좋다는 친구가 있다면 이 둘다 무언가 자신이 생각한
근거가 있기에 하는 말일 겁니다. 단순히 자동차타고 가자는 친구가 싫어서 기차타고 가자고 하는 이는 매우 드물테니까요.
나의 생각만이 옳은 것이 아니라 그가 그렇게 주장한 근거가 무엇인지 깊이 봅시다.
아기에게 자동차를 몰아보라고 한다면 자동차를 못 모는 아기에게 잘못이 있다 할 수 없을 겁니다. 면허도 없고 운전 경험도
없는 이에게 자동차를 몰아보라 했을 때도 그가 자동차를 못 모는 것을 잘못이라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마흔 넘은
성인이 길거리에 똥을 싼다면 아무리 마흔 넘은 이가 자신은 이게 잘못인 줄 몰라서 했다고 말한다 한들 잘못이 없다
하겠습니까?
말하는 이는 보다 듣는 이.들. 을 헤아릴 줄 알고 듣는 이는 무지와 균형을 헤아려 서로가 서로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대화가 지속되길 바랍니다. 단 말하는 이는 듣는 이의 무지에 대해 조소치 않아야 하며 듣는이는 말하는 이에게 지식을
구하는 것을 당연시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댓글목록
탁구친구님의 댓글
탁구친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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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p><p>온라인 커뮤니티 경험은 pc통신시절 이후로 갖고있기에 이모저모 겪고 배우는 게 많았다 생각합니다.</p><p>대개 논란을 이어가는 이들의 특징은,</p><p><br /></p><p>내가 옳다고..남의 이야기에 대하여는 모르쇠 격 주장을 하거나,</p><p>상대를 무시하거나 폄하하는 표현이나 문투로 상대를 자극하거나,</p><p>내가 하면 로맨스. 남의 경우는 불륜이라는 형태로 자의적인 판단에 치중하는 것을 보아옵니다.</p><p>상대의 의견에 반하는 본인의 주장은 단지 생각이 다른 것이지만,</p><p>본인의견에 반하는 주장은 틀린 거라는 입장을 봤습니다..</p><p><br /></p><p>팬이나 일방적 반대자가 아니라면,</p><p>조금 관조하며 보면 대부분 알게 됩니다..<br /></p>
Vegas님의 댓글
Vega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
말을 하는자 보다 말을 들어주는자가 덕이 높은자인걸 알아도,</p><p>저 또한 말하고 싶지 듣고 싶지 않아서 그만......^^</p><p><br /></p><p>아무려나 탁구생님 글이 입맛에 따~악! 맞아서 제가 많이 행복한데,</p><p>입맛에 맞는 것만 좋아 하는거 나쁜건가요? ㅎㅎㅎ 감사히 읽었습니다!<br /></p>
Invictus님의 댓글
Invictu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p>오랫만에 들르게 된 카페를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다 참 좋은 글을 보게되네요^^</p><p>'다름'을 인정할 줄 안다는 건 참으로 너그럽고 아름다운 일입니다.</p><p>그렇지만 '틀림'을 '다름'과 혼동해 인정해버리는 우를범함으로써, 혹 부정과 편법이 당연시되지않도록 경계해야겠습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