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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친구와 함께한 모임 중 탁사모가 있다.

일명 탁구를 사랑하는 모임으로 친구가 좋아 모인 친구 몇 분이

술 한 잔 먹고 당구장에 갈까 탁구장으로 갈까 의견을 모으다

발길을  탁구장으로 옮기면서  탁구 동아리를 만들게 된 계기가 되었단다.

그렇게 모인 친구들은 매주 토요일 저녁 6시부터 탁구장을 빌려

잘 치는 몇 분은 아내들 레슨을 맡아주며 게임을 즐기며 웃고 떠들다보면

어느새 시간은 새벽으로 달린다.

 운동과 함께 뒤풀이로 이어지며 약주 몇 잔으로 행복한 남편들을 위해

과음으로 건강이 걱정이 되어 바가지도 조금씩 긁게 되는 아내들은

기꺼이 남편들의 기사가 되어주며 부부애를 과시하게 된다.

자전거를 즐기던  우리부부도 그런 분위기 열람차 갔다가 분위기에 흡수되어

남편만 하는 운동 이라고 알았던 이비도 난생처럼 탁구라켓을 잡아 보게 되었다.

그런데 어쩌나?

모임에 참석한  아내들 역시도 남편들만큼은 아니지만 전에 배운 사람들이거나

개인 레슨을 따로 받는 사람들이다.

늦게 합류한 이비는 앞으로 탁사모에 처음 배우는 사람이 오지 않는 이상

 영원히 새싹부를 면하지 못할 것 같은 예감이다.

그런 이비에게 사부는 많았다.

레슨이 끝나고 게임에 끼지 못하고 연습용 테이블에서 홀로 연습을 하고 있으면

이사람 저사람 가르쳐주니 행복한 사람이라 할 수 있지만 가르쳐주는 방법이 모두 달라

사실은 어떤 것이 정석인지 몰라 오늘은 이렇게 치고 다음날은 또 저렇게 치고.... ㅎㅎ

이비도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동네 탁구장을 검색 해보는데

우리 동네는 탁구장도 없어 개인 레슨을 접고  불편하지만  남편 회사 직원들 속에 끼어서 레슨 받고 

그것도 성이 차지않아  구청에서 무료 탁구 레슨이 있다고 하여 거기도 기웃기웃...

잘나지도 못한 사람이 승부욕은 있어 실력이 느는 것 같지  않는 자신에게

운동신경이 둔한것은 아닌지? 아니면 머리가 나쁜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며

조금씩 스트레스받기 시작한다.

그런 이비에게 하루도 빠짐없이 나의 사부님 송복귀씨는 열심히 레슨을

해주셨는데 오늘 사부님이 나보다 먼저 배운 부부 팀과 함께 우리부부

게임을 부쳐 보면 심판대에 앉았다.

처음으로 하는 복식이라 룰을 모르는 이비 어리버리한 상태로  몇 번 실수하자

남편은 게임이 안 된다고 하면서 내 의사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기곤 하고 만다.

그동안 나름대로 열심히 레슨을 해줬으니  한 번 게임을 해보라고 한 사부님도

무안한 표정이니 난 그 상황이 어떻겠는가?

‘기막혀서…….

누군 처음부터 배워서 나왔나?

마누라 그렇게 무시하면서 뭐 하러 탁사모를 데리고 다녀?‘

그날 사부님은 희생양으로 내 파트너가 되어 내기 게임에서 지는 바람에

삼만원 벌금을 물어야 했다.

탁사모를 다녀온 후 며칠은 너무  우울하더라.

그날의 번뇌를 잊으려 했지만 온통 머릿속은 탁구생각 뿐

탁구가 뭐기에 내 기분을 이렇게 우울하게 할까~

아마도 난 몇 사람을 꼭 이겨야 이 번뇌에서 벗어날 것 같다.~

이런 이비가  어제 일주년  행사에서 처음으로 해본 단식게임에서

보나마나 뻔 하다는 예상을 업고  두 게임을 2:0으로 이겼다!!!

‘이비 만세다.’ ㅎㅎㅎ

겉으로 표현 못하고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탁구라켓을 들고 새벽부터 휘두르고  있으니

“엄마 어제 모임에서 뭘 잘못 드시고 오셨어요?”

“아침부터 왜 그래요?”

그러게…….

어제 윤길중 전 국가대표 코치한테 한 수 배웠거든~ 히힛~

nana mouskouri - amazing grace

[출처] 탁구 이야기 '바보 엄마'|작성자 이비

윤길중전감독님 사진이 있어서 게시합니다. 오랫만에 얼굴보니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