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탁구단 초대회장 -- 정은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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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은표(44)가 2004년 한 편의 시나리오를 받았다. 탁구부 학생들과 지도교사의 스토리를 다룬, 이를테면 2009년 개봉한 '킹콩을 들다' 같은 영화였다. 정은표가 맡은 역할은 탁구선수로, 조연이었다.
영화사는 정은표에게 이렇게 요구했다. "선수처럼 보이려면 한 3개월은 연습을 해야 한다." 그러면서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여자 복식 동메달리스트 박혜정을 개인교사로 붙였다.
경기도 일산 집 근처에서 두 달 넘게 탁구를 배우던 정은표에게 '비보(悲報)'가 날아왔다. "영화가 엎어졌어요. 촬영 들어가기 전 제작이 무산된 거죠." 그런데 날아간 영화 뒤에 탁구가 남은 것이다.
탁구에 재미 붙인 정은표는 동네 탁구장에 매일 '출근'했다. 레슨받고 동호인들끼리 어울리다 보니 2~3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정은표는 "중독이라 해도 좋을 정도였다. 지방 촬영갈 때도 꼭 탁구 채를 들고 다녔다"고 말했다.
아들 지웅(6)군이 한 방송에서 "아빠는 엄마보다 탁구용품을 더 좋아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한때 정은표의 휴대전화엔 연예계 인맥보다 탁구 친구들 번호가 더 많았고 탁구 때문에 일을 마다한 적도 있었다.
"할까 말까 고민되는 섭외가 들어올 때가 있죠. 그러면 '일을 하면서도 탁구를 칠 수 있을까'를 기준으로 삼았어요."
초보자 시절 동네 탁구장에서 설움을 당한 적도 있었다. "한번은 탁구장에 갔는데 아무도 안 치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심판 봤지요. 그런데 자기들끼리 한참 치더니 그냥 가버리더라고요. 서러워서 눈물이 찔끔 날 정도였어요. 탁구장에선 연예인도 별수 없더군요."
■연기 집중력에 도움돼
입문 6년이 지난 요즘 실력은 어떨까. 정은표가 사진 촬영을 위해 대한항공 여자 탁구단 소속 선수와 랠리(rally)를 주고받는데, 속도가 엄청나게 빨랐다. 기자가 "상당히 잘 친다"고 하자 그가 말했다.
"탁구엔 재야 고수가 엄청 많습니다. 예전보다 많이 늘었지만 내 실력은 중위권 정도지요. 동호인 대회에선 8강에 오른 게 최고 성적입니다. 돌이켜보면 3개월을 배우고 영화에서 탁구선수를 연기하는 건 무리였을 것 같아요."
정은표의 특기는 드라이브다. 그는 "대표선수하고 맞드라이브를 건 적도 있다"고 했다. 정은표는 "탁구의 매력은 1점, 한 세트, 게임을 따내려 매순간 집중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 집중력이 연기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배운 것도 큰 소득"고 했다. "경기에 지면 울컥하고 탁구가 잘 되면 어린애처럼 좋아하고…. 감정 기복이 심해서 아내가 '이럴 거면 그만둬라'고 할 정도였는데 지금은 달라졌어요."
■"탁구 좋아하면 외계인?"
정은표는 7월 창단한 '연예인탁구단' 회장이다. 회원은 25명이다. "'ET 탁구단'이라고 이름 지었어요. 연예(Entertainment)와 탁구(Table tennis)의 앞글자를 딴 거죠. 탁구 좋아한다고 하면 외계인 ET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정은표는 "골프엔 관심 없고 탁구를 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탁구가 운동이 돼?', '나도 탁구 좀 쳐' 이런 반응을 보인다. 탁구를 전문적으로 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모른다"고 말했다.
정은표는 자신에게 붙는 '감초', '명품 조연' 등의 수식어가 싫다며 "그냥 배우 정은표라고 불러주는 게 제일 좋다"고 했다. '탁구 잘 치는 배우'는 어떨까. 그는 "그거 괜찮네요"라며 껄껄 웃었다.
영화사는 정은표에게 이렇게 요구했다. "선수처럼 보이려면 한 3개월은 연습을 해야 한다." 그러면서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여자 복식 동메달리스트 박혜정을 개인교사로 붙였다.
경기도 일산 집 근처에서 두 달 넘게 탁구를 배우던 정은표에게 '비보(悲報)'가 날아왔다. "영화가 엎어졌어요. 촬영 들어가기 전 제작이 무산된 거죠." 그런데 날아간 영화 뒤에 탁구가 남은 것이다.
- ▲ 정은표가 인천 원당동 대한항공체육관에서 탁구 연습을 하고 있다. 연예인탁구단 회장인 그는“탁구 좋아한다 하면 외계인처럼 보는 눈길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김용국 기자 young@chosun.com
탁구에 재미 붙인 정은표는 동네 탁구장에 매일 '출근'했다. 레슨받고 동호인들끼리 어울리다 보니 2~3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정은표는 "중독이라 해도 좋을 정도였다. 지방 촬영갈 때도 꼭 탁구 채를 들고 다녔다"고 말했다.
아들 지웅(6)군이 한 방송에서 "아빠는 엄마보다 탁구용품을 더 좋아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한때 정은표의 휴대전화엔 연예계 인맥보다 탁구 친구들 번호가 더 많았고 탁구 때문에 일을 마다한 적도 있었다.
"할까 말까 고민되는 섭외가 들어올 때가 있죠. 그러면 '일을 하면서도 탁구를 칠 수 있을까'를 기준으로 삼았어요."
초보자 시절 동네 탁구장에서 설움을 당한 적도 있었다. "한번은 탁구장에 갔는데 아무도 안 치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심판 봤지요. 그런데 자기들끼리 한참 치더니 그냥 가버리더라고요. 서러워서 눈물이 찔끔 날 정도였어요. 탁구장에선 연예인도 별수 없더군요."
■연기 집중력에 도움돼
입문 6년이 지난 요즘 실력은 어떨까. 정은표가 사진 촬영을 위해 대한항공 여자 탁구단 소속 선수와 랠리(rally)를 주고받는데, 속도가 엄청나게 빨랐다. 기자가 "상당히 잘 친다"고 하자 그가 말했다.
"탁구엔 재야 고수가 엄청 많습니다. 예전보다 많이 늘었지만 내 실력은 중위권 정도지요. 동호인 대회에선 8강에 오른 게 최고 성적입니다. 돌이켜보면 3개월을 배우고 영화에서 탁구선수를 연기하는 건 무리였을 것 같아요."
정은표의 특기는 드라이브다. 그는 "대표선수하고 맞드라이브를 건 적도 있다"고 했다. 정은표는 "탁구의 매력은 1점, 한 세트, 게임을 따내려 매순간 집중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 집중력이 연기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배운 것도 큰 소득"고 했다. "경기에 지면 울컥하고 탁구가 잘 되면 어린애처럼 좋아하고…. 감정 기복이 심해서 아내가 '이럴 거면 그만둬라'고 할 정도였는데 지금은 달라졌어요."
■"탁구 좋아하면 외계인?"
정은표는 7월 창단한 '연예인탁구단' 회장이다. 회원은 25명이다. "'ET 탁구단'이라고 이름 지었어요. 연예(Entertainment)와 탁구(Table tennis)의 앞글자를 딴 거죠. 탁구 좋아한다고 하면 외계인 ET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정은표는 "골프엔 관심 없고 탁구를 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탁구가 운동이 돼?', '나도 탁구 좀 쳐' 이런 반응을 보인다. 탁구를 전문적으로 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모른다"고 말했다.
정은표는 자신에게 붙는 '감초', '명품 조연' 등의 수식어가 싫다며 "그냥 배우 정은표라고 불러주는 게 제일 좋다"고 했다. '탁구 잘 치는 배우'는 어떨까. 그는 "그거 괜찮네요"라며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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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세방님의 댓글
세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많은 탁구인들이 연예인 탁구단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p>
<p/>모쪼록 건승하셔서 탁구발전에 이바지하실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p>
<p/>언젠가는 시합장이나 탁구장에서 뵐 수 있겠죠?ㅋㅋㅋ</p>
<p/>연예인..~~~아니 ET탁구단 화이팅!~~~~</p>
보헤미안님의 댓글
보헤미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p/>ET탁구단의 많은 활동으로 TV 생중계로 많은 게임을 볼수있기를 빌어 봅니다. 건강하게 즐탁 하시길~</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