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평창유치위원장은 미국 대학 유학 중 ‘병역 의무’를 완수해야 한다는 생각에 자진 귀국해 육군에 입대한 기업 후계자로서는 흔치 않은 이력을 갖고 있다.

“군대시절 최전방에 근무하며 월남전에도 참전했죠. 그런 경험을 하면서 스스로 인내심을 키웠죠. 군에서의 경험이 회사는 물론 이번 유치활동에도 도움이 됐죠. 내 역할은 ‘오케스트라 지휘자’라고 생각했죠. 내가 모든 악기를 연주할 수는 없지만 최고의 하모니를 만들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지휘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조 위원장은 1974년 대한항공 입사 후에도 항공사 경영에 필수적인 정비·전산·자재·기획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쌓으면서 상무, 전무, 수석 부사장을 거치면서 항공·물류 전문가가 됐다. 한진그룹 창업주 고 조중훈 회장의 대를 이어 2003년부터 그룹 총수를 맡아온 조 위원장은 그간 스포츠 저변 확대를 위해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비인기 종목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대단했다. 2008년 3월, 대한탁구협회 회장에 취임한 그는 ‘한국 탁구 제2의 중흥기’를 이끌었다. 친회장파와 반대파의 갈등으로 협회장이 탄핵되는 등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었던 탁구계는 신임 조 위원장의 취임과 동시, 파벌 논쟁을 마무리 지었고 2008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재도약할 수 있었다.

조 위원장은 대한항공에 탁구단과 배구단을 운영하면서도 최근 국내 최초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실업팀을 창단해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기업이 스포츠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것도 기업의 사회 환원 방법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탁구협회장도 맡았고, 또 동계올림픽유치에 나서면서부터는 스피드스케이팅 등 동계종목의 젊은 선수들을 통해 많은 얘기를 듣고 발전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한국 스포츠계에서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성공올림픽’과 ‘스포츠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우리 기업인들이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