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베이찡 올림픽 탁구 동메달에 얽힌 서러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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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진실 관계를 알 수 없어 올리기가 주저스럽습니다. 그냥 이런 일도 있었다고 이해해주시면 될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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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고고탁님의 댓글
고고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무서운 복수(複數)”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자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여기서 말하는 복수는 “앙갚음”이 아니라 “다수”의 의미입니다. 다수의 힘이 모이면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다수의 편견이 모여 무서운 괴물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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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r /> 넓게는 경기인의 한사람으로써 그리고 좁게는 탁구인의 한사람으로써 그간의 탁구계를 지켜보고 있자니 부끄럽고 수치스러워서 감히 고개를 들 수조차 없습니다. 또한 표면과 이면의 괴리가 이렇게 벌어질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씁쓸함을 넘어 두려움마저 느낍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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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r /> 평소 규정을 잘 짓지 않는 성격 탓에 누구누구의 말은 옳다 혹은 누구누구의 말은 틀리다라는 식의 금긋기는 되도록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습니다만 작금의 상황을 보면, 같이 욕하지 않으면 쫓겨나기라도 하는 것처럼 여기저기서 일방적으로 천영석 대한탁구협회장을 매도하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감정이 격해지곤 합니다. 일방적인 매도가 발생하는 경우는 대상이 주적(主敵)이거나 아니면 이익집단들이 뭉쳐 협공을 취할 때일 것입니다. 보통은 전자가 맞겠지만 현 탁구계의 상황은 후자에 가깝습니다. 여기에 군중심리가 더해져서 대한탁구협회와 대한탁구협회장은 어느새 무서운 괴물이 되어있는 것입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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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r /> 얘기가 갓길을 타는 것 같아 문제의 원점으로 돌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탁구계에 여러모로 악재가 많던 2004년, 천영석 전 한국중고탁구연맹회장은 경기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대한탁구협회장에 취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 탁구계에 몸담고 있었던 사람들은 천영석 회장이 자의로 대한탁구협회장에 취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탁구계는 공석이 된 회장자리에 늘 그래왔듯이 재벌그룹의 회장이나 정치인을 협회장으로 추대하려고 했습니다만 경기불황이 심해져서 생각처럼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전형위원회를 구성하고 추대위원들을 뽑아서 수차례의 설득을 통해 천영석 전 한국중고연맹 회장을 대한탁구협회장으로 추대한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자의로 회장이 된 것이 아니니 임기가 끝날 때까지 면책특권을 주자는 의미가 아닙니다. 탁구계 최초의 경기인 출신 회장이니 만큼 탁구인 스스로가 프리미엄을 만들어 주자는 말입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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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r />사람을 작정하고 미워하기 시작하면 얌전히 밥만 먹고 있는 걸 봐도 미운 법입니다. 어느 한 사람을 작정하고 좋아해보잔 말은 아니지만 한번쯤은 좋은 점들을 되짚어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천영석 회장의 임기 중에 올림픽 남자단식 금메달을 획득한 것과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사상 처음으로 남자단체 준우승을 달성한 것은 순수하게 선수들의 몫으로 돌린다고 쳐도 탁구에 대한 열의만큼은 누구보다도 높이 평가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탁구시합이 아침에 시작해서 종종 밤 10시가 넘어서 끝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일반인들은 흔치 않을 것입니다. 비경기인 출신의 회장들은 얼굴을 잠깐 비추는 것으로 그 역할을 다하지만 천영석 회장의 경우엔 모든 대회를 참관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대회일정 내내 아침부터 밤 10시가 넘도록 선수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분석하느라 좀처럼 자리를 비우지 않습니다. 종종 시합장에서 보고 있으면 체력이 아니라 탁구에 대한 열의라고 밖에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열의가 지나쳐 그것이 간혹 독단이 될 수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까지는 실무 회장으로 추대할 때 이미 묵인하고 있었던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전 회장들처럼 금전적인 지원에만 포커스를 맞췄다면 천영석 회장을 애초에 추대하지 말았어야 하는 게 맞을 것입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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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r /> 또한, 요 근래 들어 천영석 회장의 퇴진을 입에 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대부분 단편적인 것들을 구실로 천영석 회장을 공격하는 듯합니다. 말실수 한번 했더니 우르르 몰려가서 말실수 했으니 회장직에서 물러나시오. 대표팀 코칭스텝들이 사표를 냈더니 우르르 몰려가서 대표팀 코칭스텝이 사표를 냈으니 회장직에서 물러나시오. 기술위원장을 겸직하고 있었더니 우르르 몰려가서 기술위원장을 겸직하고 있으니 회장직에서 물러나시오. 국제대회 일정(일년에 대략 40개 대회)이 빡빡해서 유해성 고무풀 규정 시행을 늦췄더니 우르르 몰려가서 규정 시행을 20일 늦췄으니 회장직에서 물러나시오. 그 불똥이 이젠 버터플라이社에도 튀어서 급기야 불매운동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물러날 때까지 불매운동 할테니 회장직에서 물러나시오. 물러나시오. 물러나시오...... 문득, 야구선수 이승엽이 생각납니다. 국민타자라는 호칭을 들으며 의기양양하게 일본으로 진출한 그가 초기 슬럼프로 인해 휙휙 헛스윙 삼진으로 타석에서 물러설 때 많은 사람들이 그를 향해 비난을 쏟아 부었습니다. 야구 때려치워라. 나가 죽어라 등등 입에 담기 험한 말들을 많이들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경기인의 한사람인 저마저도 마치 트랜드인양 이사람 저사람 만날 때마다 그의 부진에 대해 쉽게 평가하고 폄하하곤 했었습니다. 허리부상이 심해졌건 아니건 엄지손가락이 곪았건 말건 그런 건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이승엽 선수 본인은 계약기간이란 게 있으니까 꿋꿋하게 버티더군요. 그러던 어느 날, 그가 친 공이 하나 둘 담장을 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곤 어느 사이엔가 전설의 요미우리 4번 타자가 되었고, 다시 일본 최고의 홈런타자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요즘 그가 티비에 나올 때마다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역시 이승엽이야......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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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r /> 사람은 무수한 실수와 시행착오를 범하면서 살아갑니다. 물론 천영석 회장도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협회장 공석이 생겼을 때, 협회를 맡아달라고 이구동성으로 설득하여 추대했다면, 그것도 최고 의결기관인 대의원 총회를 거쳐 적법적으로 임기가 보장되는 회장으로 추대했다면, 이쯤에서 걷었던 소매를 풀어 내리는 것이 스스로가 내린 결정에 대한 최소한의 의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른 시기도 아니고 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있는 전시(戰時)라면 더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여기서 더 이상 진행된다면 그것은 연역적인 공격으로 밖에는 해석이 되질 않습니다. 천회장을 끌어내려야 한다라는 전제를 미리 깔아두고 거기에 아귀를 맞추는 식의 전개로 비쳐질 소지가 다분한 것입니다. 흠잡을 거 또 없을까? 한번 생각해봐. 또 없어?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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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얼마 전에 어느 유명한 탁구관련 홈페이지에 올라온 탄원서에는 탄원항목이 무려 30개 가까이 되었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본질을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대한탁구협회의 수장이 무슨 전과 10범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리고 엘리트 탁구인들이 거대한 양아치 집단인 것처럼 보이겠다 싶었습니다. 댓글 또한 예상을 빗나가지 않더군요. 「이런 사실이 있었다니 참 한심하네요 / 탁구협회도 썩었구만 / 우리가 나섭시다」 등등...... 순간,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솟구쳤습니다. 일방통행식의 정보전달이 이렇게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구나,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기자회견을 열어 바지 지퍼를 내린 나훈아씨의 심정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더군요.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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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압정으로 찔렀는데도 가만히 있으니 그 다음엔 대바늘로 찌르고, 그래도 가만히 있으니 그 다음엔 송곳으로 찌르고, 그럼 이젠 무엇으로 찌를 것입니까. 요즘 들어서는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일년에 억대의 돈을 내고 이렇게 욕을 먹느니 나 같으면 차라리 유니세프에 기부하고 칭송을 듣겠다...... 하지만 재벌도 아니고 정치적인 목적도 없는 천영석 회장은 욕설이 빗발치고 있는 지금까지도 사재를 털어 돈을 내고 있습니다. 죄 없는 자만 돌을 던지라는 의미가 아니라 사석에서 맞장구치며 쉽게 말을 내뱉기 전에 또는 푹신한 의자에 앉아서 휙 스쳐가는 비분강개함으로 키보드를 두들기기 전에 이런 것쯤은 기본적으로 생각해봐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입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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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r /> 탁구를 사랑한다는 말은 탁구채나 탁구공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탁구인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끝내 서로 등을 돌리면 지구를 꼬박 한바퀴 돌아야 다시 만날 수가 있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근간에 이름이 오르내린 스타플레이어들은 여전히 훌륭한 스타플레이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평가가 일방적으로 기울긴 했지만 휴일도 없이 수많은 대회를 치러내며 여기까지 온 대한탁구협회 현 집행부의 노고도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묵묵히 선수육성에만 매진해온 일선의 지도자 여러분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이제 또 다른 의미의 호소를 해봅니다. 두고 보자! 실수를 했다면 만회할 수 있도록 그리고 다시 한번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옆에서 힘을 더해주진 못할지라도 최소한 두고는 봐주자고 호소합니다. 저들이 저쪽에 섰으니까 나머지는 어서 반대쪽에 서자는 선동이 아니라 이제부터라도 새롭게 전열을 가다듬고 함께 적지(북경)로 뛰어들자고 그래서 텔레비전에 탁구가 나올 때마다 “역시 탁구는 효자종목이야”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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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r /> 주제넘게 그리고 두서없이 장문의 글을 올렸습니다만 비단 혼자만의 짧은 생각은 아닐 거라고 믿습니다. 제 의견에 동의하시는 분들의 소중한 동참을 기원합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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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r /> 감사합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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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r /> 탁구감독 윤 길 중 올림 <br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