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 연습상대 8년 설움 털고 '금빛스매싱' 선봉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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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내일 개막… 광저우가 부른다!] 여자 탁구 석하정
2008년 베이징올림픽 탁구 대표 선발전 때 석하정(25)은 사흘 밤낮을 울었다. 대한항공 팀 동료이면서 함께 중국에서 귀화한 당예서(29)는 한국 대표에 선발됐는데 자기는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이번엔 석하정 차례다.그는 올 9월 탁구 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하며 태극 마크를 달았다. 당예서는 임신 때문에 출전하지 않았다. 이제 석하정은 탁구 왕국인 모국(母國) 중국의 초특급들과 겨뤄야 한다. 부담스러운 대결 아니냐고 물었더니 "중국 선수들이 오히려 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중국 선수들은 한 번 실패하면 끝장이죠. 대체할 선수가 많으니까. 그들이 더 부담스러울 걸요."
- ▲ 중국에서 건너와 8년간 대한항공 탁구팀의 연습 파트너로 뛴 석하정은 이제 한국 국가 대표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꿈꾼다. /이준헌 객원기자 heon@chosun.com
한때 하루 3시간씩 백핸드 드라이브만 친 적도 있었다고 한다. 오른쪽 팔꿈치에 물이 차올랐을 정도지만 아픈 것은 팔꿈치보다 마음이었다. "저도 선수로 유명해지고 싶었는데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2008년에 한국인으로 귀화한 그는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로 꿈을 절반쯤 이뤘다. 석하정의 동료들은 그가 누구보다 낙천적이라고 말한다. 잘 웃고 잘 까불어서 별명도 '여자 노홍철'이었다.
이 말에 석하정은 "누가 그러느냐. 다 옛날 얘기일 뿐"이라고 했다. 작년만 해도 톱클래스 중국 선수들을 만나면 "내가 얘들을 어떻게 이겨"하면서 자멸했지만 올해 몇몇 강호를 꺾어 자신감이 생겼다.
아시안게임 탁구엔 단체전과 개인전에 금메달 7개가 걸려있다. 한국의 목표는 그 중 하나라도 따는 것이다. 석하정도 여기에 힘을 보탠 뒤 "런던올림픽 땐 귀화선수가 기록한 최고 메달 색깔을 바꿔놓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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