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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탁구 쿵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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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는 쿵푸가 중국무술만을 말하는 줄 알았습니다. 사실 많이 틀린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쿵푸란 ‘공부’ 라는 말의 중국 발음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학생 때 숙명처럼 달고 다니던 그 공부요.

이 사실을 알고 나니 쿵푸라는 말이 약간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학생이나 학자가 지식과 진리를 궁구하는 것을 공부라 하고 불교의 스님들이 수련을 하는 것도 공부라 하였습니다. 그러니 쿵푸도 사실은 공부였던 것입니다. 그냥 우악스런 무예가 아니라 쿵푸 속엔 깊은 의미를 추구하는 공부가 스며 있었던 것입니다.

마흔이 넘고 나서 세상의 모든 일이 공부라는 의미의 쿵푸와 같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가령 좀더 친절하게 말을 하거나 누구의 이야기를 잘 들어 주는 능력도 상당한 공부가 아니면 안 된다는 걸 자각한 거죠. 그게 쉬워 보여도 어지간한 수험 공부 이상의 노력과 연습이 아니면 절대로 습득되지 않습니다. 이야기 하다 보면 어느새 거칠고 언성 높은 말을 내뱉고 잘 듣기는커녕 어느새 한 마디라도 더 하려 바빠집니다. 가만히 보니 그 작은 미덕을 배우는데도 이만 저만한 수양의 노력과 반복되는 시행착오의 시간이 아니면 안 되었던 것입니다.

하물며 그 뿐이겠습니까. 손짓 하나라도 다시 연습하려면 예외 없는 쿵푸였습니다. 일상의 삶을 우습게 보아온 나 자신이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눈으로는 쉬워 보인다고, 세상과 사람들의 그 많은 쿵푸의 흔적들을 나는 어쩌면 그리 간단하게만 생각해왔던 걸까요. 아이는 언어를 배우기 위해 상상을 초월하는 반복연습을 무의식중에 수행한다고 하는 바 마찬가지로 한 발을 내딛는 우리의 걸음인들 어린 시절 무수한 걸음마의 쿵푸가 아니고서는 전혀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존재하는 모든 미덕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위대한 쿵푸의 결과였던 것입니다.

탁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아는 선배 탁구인에게 딱 한 번 한 달간 강습을 받아본 적 있습니다. 나는 백핸드를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그 부분을 배우려 했던 것이지요. 단 번에 사태가 분명해졌습니다.

첫째,
상박을 비틀며 충분히 스윙을 하는 자세가 나오지 않았으며 이를 수정하기 위해서는 아픈 팔을 각오하고 버릇이 될 때까지 반복연습을 하는 것 외에 어떤 왕도도 없다.
둘째,
실제 타구를 할 때의 임팩트는 결국 자기 자신이 느끼고 만들어 내야 하는데 이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험하여 자연스럽게 만드는 것 말고는 아무런 왕도가 없다.
셋째,
정식게임에서 배운 것을 사용하려 하면 각종의 상황 속에서 끊임없이 시뮬레이션을 하며 역시 자연스럽게 익숙해지도록 훈련하는 것 말고는 아무런 왕도가 없다.

나는 내가 왜 탁구선수 일 수 없는가를 다시 한 번 절감하였습니다. 재능의 편차가 얼마인가는 이 상황에선 의미가 없습니다. 모든 공부가 그렇듯 위의 세 가지를 완성하려면 정신의 노동과 육체의 노동과 무엇보다 절대적인 시간의 양이 요청되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탁구에 그만한 정신과 육체의 노동 및 시간을 투여할 수 없습니다. 나는 절대로 탁구선수처럼 될 수 없으며 선수는커녕 일부 고수도 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어떤 편법으로도 불가능한 공부, 곧 쿵푸의 절대적 한계였습니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많은 탁구인들은 이 단순한 사실을 자주 망각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들은 종종 다음과 같이 말하거나 생각하기를 좋아합니다.

-유명하고 좋은 코치를 만나 레슨을 받으면 빨리 늘 것이다.
-나는 어떤 것 하나만 고치면 되는데 막상 시합에서는 긴장해서 잘 안 된다.
-나는 보는 눈은 상당하다.

다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 속에 위에서 말한 쿵푸의 개념이 빠져있다면 그건 아무 의미도 없는 말들입니다. 우주가 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벗어날 수 없다면 우리는 쿵푸의 정신적 육체적 노동과 시간의 축척이라는 법칙을 벗어 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위의 생각이나 말은 교묘한 자가당착입니다. 그 말과 생각이 쿵푸의 법칙을 배려하고 있지 않다면 단지 환상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좋은 코치와 레슨의 이야기는 의미심장합니다. 똑 같은 상황이 고등학교 수험생 사이에서도 발생합니다. 좋은 선생은 분명히 중요합니다. 그러나 전쟁의 마지막에는 깃대를 꽂아야 하는 고된 보병이 있는 것처럼 공부의 핵심에는 결국 자신의 노동이 있어야 합니다. 가장 중대하고 괴로운 것은 결코 피해갈 수 없는 법입니다. 이 노동과 시간의 축적이 없다면 좋은 선생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오히려 그 때는 좋은 선생이 공부를 덜 해도 된다는 합리화까지 시켜주게 되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킵니다. 그럴 바에는 학원을 다니지 말고 혼자 독학하는 게 백배는 낳은 일입니다.

또 공부라는 것은 다른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아는 것입니다. 시험보기 전에 이미 성적에 대한 예감이 있습니다. 자신을 속여 보려 해도 어디선가 솟아오는 불안감과 두려움은 그 속임수의 한 가운데를 전율처럼 뚫고 지나갑니다. 그런데도 좋은 선생은 그 속임수를 전가하여 선생 탓이라고 말할 핑계거리를 주곤 합니다. 역시 좋지 않은 결말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탁구도 똑 같습니다. 탁구를 잘 치려면 체력이 있어야 하고 스피드도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체력과 스피드 연습을 하는 탁구인은 아주 적습니다. 심지어 사전 준비운동과 스트레칭도 하지 않습니다. 실력의 절반을 차지하는 서비스연습도 지루하기 때문에 잘 하지 않습니다. 레슨에서 코치가 던져주는 볼박스만 부지런히 쳐대며 정작 필요한 정신적 이론적 연구는 피곤하기 때문에 등한시 합니다.

물론 그 자체가 문제일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아마추어이고 탁구를 즐기려는 사람들인 만큼 우리가 체력훈련에 탁구연구에 서비스 연습으로 전전긍긍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말입니다. 우린 그런 것 없이 그냥 재밌고 편하게 탁구를 쳐도 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서 왜 탁구가 늘지 않느냐고 되묻는다면 이건 곤란합니다. 그처럼 편하게 즐기면서 탁구가 늘길 바란다면 자기공부는 전혀 하지 않으면서 성적이 좋아지길 바라는 고등학생과 조금도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참 이상한 일입니다. 우리는 종종 이 토록이나 유치하고 어리석어지는 것입니다. 아마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바보일지도 모릅니다.

바둑 격언 하나를 더 인용하고 싶습니다. 티브이에서 어느 바둑 해설자가 말하더군요.
‘바둑을 잘 두고 싶으면 지금까지 배운 것을 모두 잊어버려라’
지금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한 단계를 넘어서는 시야를 위해서는 자신의 버릇, 가장 잘한다고 믿는 것조차 다른 관점으로 조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 같습니다.

탁구에서 내가 깨달은 비근한 예가 있다면
‘정말로 공격을 잘 하고 싶으면 수비를 할 줄 알아야 한다’
라는 통찰입니다. 아무것도 아닌 말 같지만 나 같은 마당쇠 탁구는 참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명제였습니다. 마당쇠로서는 어떻게든 상대에게 공격할 기회를 안 주고, 마당쇠 쪽에서는 아무리 깊고 어려운 볼도 공격할 수 있어야 한다고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럴수록 수비보다는 공격 연습에 더 힘을 쏟아 붇게 됩니다. 생각이 바뀌고 나서 선수들의 동영상을 보니 나 스스로가 참으로 한심해졌습니다. 일류 선수 중에 수비 못하는 선수는 하나도 없었으며 일류선수일 수록 공격해야 할 경우와 실수 없이 리턴해야 할 경우를 잘 구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단순한 사실을 나는 왜 그리도 몰랐던 걸까요. 정말이지 내가 탁구를 좀더 잘 치고 싶다면 그간 알고 있던 마당쇠 탁구를 깨끗이 잊어야만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거기엔 쿵푸의 고된 법칙이 뒤따를 것이고요. 내가 제정신이라면 이 어딘가에서 적당히 타협하여 만족할 줄 아는 객관성을 가져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바둑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탁구도 바둑도 쿵푸의 양적 축적을 통해 개념을 바꿀 수 있는 질적 도약으로만 더 나아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일도 이와 같을 것입니다. 돈도 사랑도 세상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일도...

종종 탁구 동호인들의 신경증 같은 것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잘치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간절하고, 빨리 늘고 싶은 초조감이 너무 강렬하고, 때로는 한 번에 어떻게 해보려는 욕심과 환상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것이 단지 개인적인 성격만의 문제일까요?

나는 탁구문화와 그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문화간의 연관성을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간혹은 생각해봅니다. 대학을 가기위한 청소년들의 교육열풍, 부동산 증권 로또의 투기열기, 최근 늘어가는 인터넷 성인 도박장, 정치인과 경제인들의 온갖 행각과 사회의 도처를 횡행하는 허영심과 자신에 대한 과도한 기대수준들...

세상 어느 나라 어느 사회에나 보이는 모습들이지만 내 생각엔 우리사회는 아무래도 과도한 증세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 경우 나는 국민성이론 같은 것은 조금도 믿지 않습니다. 추측컨대 일제강점, 해방, 전쟁, 그리고 급속한 경제성장 속에서 유달리 성공적인 우리 사회의 과도기적 부적응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그 자체가 초조하고 조급한 신경증의 도가니 일지도 모릅니다. 탁구에 신경증이 보인다면 그것은 사회적 신경증과 정확한 평행선을 이루는 게 아닐까요? 바로 세상이 달라지는 것만큼 탁구문화도 달라지는 것 아닐까요?

나는 탁구를 열심히 치는 것과 탁구에 대한 신경증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시간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탁구를 쿵푸로 마주할 수 있습니다. 그럼 그만큼 우리의 탁구실력은 늘어날 것입니다. 또 편안한 탁구의 즐거움에 그 만큼 공부의 즐거움도 얻게 될 것입니다. 만일 그나마 시간과 정신적 육체적 힘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편안한 탁구를 즐기는 것으로 그만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것은 탁구라는 작은 쿵푸를 통해 세상의 쿵푸를 바라보는 여유와 넉넉함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어느 시인처럼 잎 새에 이는 바람의 고통조차 한 번쯤은 따라가 보고 우리가 울고 웃는 일상 그 곳곳에 가득 찬 쿵푸의 파노라마를 한 번 더 발견하고 음미하는 것, 그리하여 내 오만한 영혼은 그 잠깐의 진실한 겸손을 체험하는 것,

신경증에 가득 찬 우리 사회의 질풍노도 속에서 한 줄기 햇살아래 벤취의 휴식을 확인하는 것.... 세상을 미워하면서도 세상을 사랑할 줄 아는 것....
    탁구러버 표면을 복원시켜서 회전력을 살리는 영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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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님의 댓글

no_profile 유학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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