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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소사 3. 40mm 공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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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40mm공의 등장

 

러버 색에 대한 규정을 만든 후 돌출 러버 사용이 공식적으로 허용되는 것으로 결정된 후 한중일 삼국에서는 꾸준하게 돌출 러버 사용 전형들이 길러졌습니다. 그런데 제가 앞선 글에서 정확하게 가름을 하지 않고 글을 작성한 면이 있는 것 같은데요, 돌출 러버에도 숏핌플 아웃 러버(스피드 소프트 디텍스, 매직 핍스, 스펙톨 등 돌기가 짧은 돌출 러버)를 사용하는 경우와 롱핌플 아웃 러버(그래스 디텍스 등)를 사용하는 경우는 많이 다르지요.

당시 한국의 경우를 보면 롱핌플 아웃 러버는 수비 전형의 선수들에게 사용되고 숏핌플 아웃러버들은 전진속공형 전형의 선수들에게 사용되면서 두 전형의 선수들은 무조건 그런 러버를 사용하도록 분위기가 규정지어져 갔습니다.

그 결과 러버의 선택은 곧 전형의 선택이라는 한국적 사고방식이 자연스럽게 만들어 졌죠.

 

그런데 선수들이 처음 탁구를 시작할 때 돌출 러버를 많이 사용하게 된 것은 이런 거시적 차원에서 유럽 탁구나 중국 탁구에 맞서 경쟁하기 위한 이유만은 아니었습니다. 우리 나라의 탁구 코치들은 성적에 따라서 팀에 계속 붙어 있을 수 있는가의 여부가 결정되고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는 팀해체도 있을 수 있는 문제여서 어린 선수들을 보유한 초등, 중등 단계의 코치들이 성적을 위해 팀 내에 돌출 선수를 일부러 갖추는 경우도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그 전형이 본인에게 잘 맞아 성장을 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초등, 중등으로 올라가면서 전형의 한계로 탁구를 그만 두는 경우도 종종 있어 참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전형의 한계가 극명하게 드러나게 된 경우가 한번 있었지요. 바로 40mm 공의 등장이었습니다.

 

당시 ITTF에서는 큰 고민이 있었습니다. 이질 러버 문제로 (앞편의 글을 살펴봐 주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돌출 러버를 무제한 풀어주는 것으로 이미 확정이 나버렸지만 아시아권의 핌플 아웃 러버 선수들의 꾸준한 등장이 결코 유럽 탁구계에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이었죠. 유럽과 아시아가 팽팽하게 경쟁을 유지한다면 모르겠지만 아시아 선수, 특히 중국 선수들의 일방적인 독주가 이어진다면 결국은 유럽 탁구계가 몰락하는 결과가 빚어질 수도 있는 것이죠. 이것은 단순한 추산이 아니고 실제 유럽에서 벌어진 일로 봐야 합니다. 중국 선수들의 독주가 이어지면서 과거 탁구 선수들을 많이 배출했던 일부 국가들에서 지금은 탁구의 인기가 시들해 져 버린 경우가 생기고 있다고 봐야 하거든요.

 

결과적으로 보면 ITTF는 유럽의 이익만을 대변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 탁구가 워낙 강하다 보니 그에 대응한 유럽 탁구계의 요구를 많이 들어주는 방향으로 움직였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돌출 러버의 구질구질한 변화를 단번에 무력화 시키면서도 유럽의 파워 탁구를 중국의 변화, 속공 탁구와 대등한 위치로 격상시킬 수 있는 묘안이 필요했는데, 이에 발 맞춰 적시에 터진 대응책이 바로 40mm 공의 등장이었습니다. 지금이야 44mm 라지볼이 별도로 있어 그렇게 부르지 않지만 당시만 해도 40mm 공을 라지볼이라고 부르면서 한동안 아마츄어 탁구인들이 기피했던 기억이 납니다. 공 자체가 워낙 무겁고 둔해서 한방을 만들어 내기가 어려웠던 탓이죠.

그렇지만 40mm 공의 등장은 ITTF 가 원했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도록 해 주었습니다.

 

우선 과거에 비해 랠리가 많아져 보는 재미가 좋아졌고 유럽의 활발한 리그 운영에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TV 중계시 공이 더 잘 보이기 때문에 TV 관계자에게나 시청자 동원 측면에서 크게 유리해 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유럽 선수들이 돌출 러버에 골탕 먹는 일이 적어진 것도 유럽 탁구계의 이면에 자리한 큰 소득이었습니다.

작은 공에 비해 공의 흔들림이 적기 때문에 아시아 선수들의 돌출 러버에 대비해 뭔가를 특별히 하지 않아도 그것 때문에 지는 일은 거의 없어 졌지요.

 

당시 40mm 공이 등장할 무렵 38mm에서 40mm 공으로의 전환의 근거에 돌출 러버 문제는 거의 표면화 되지 않았습니다. 그 결정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TV 중계의 문제와 랠리의 문제였지요.

원래 유럽의 탁구는 전진에서 한두번 랠리로 빠르게 승부를 내는 스타일이 아니고 두 선수가 뒤로 물러나서 맞드라이브를 화려하게 해대며 큰 볼거리를 주는 것이 전형적인 스타일이었습니다.

아직도 선수생활을 하고 있는 페르손 선수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강한 결정구로 승부를 끝낸다기 보다 끈질긴 랠리 위주의 경기를 해 왔지요. 그러므로 유럽 선수들끼리의 경기는 매우 볼만 했습니다. 랠리가 빠르지 않고 즐길만 했다는 것이죠.

 

특히 유럽의 탁구 시스템은 클럽간 리그전을 벌이는 프로 리그의 형식으로 운영되며 상위 리그 시합은 관중의 숫자가 매우 중요하지요. 리그 시합을 하는데 관중이 없다는 것은 프로리그 존립에 문제가 되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스피드 글루잉이 유럽 선수들에게도 전파되어 일반화 되어 갔고 또한 선수들도 점차로 중국 선수들처럼 전진에 위치하여 빠른 승부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랠리가 적어지면서 경기 자체가 보는 재미가 덜해 지게 되었다는 것이죠.

TV로 경기를 중계할 경우 공이 워낙 작은데다가 공이 오가는 속도도 워낙 빠르니 중계의 메리트가 없었죠. 기억들 하시겠지만 예전에는 브라운관이 14인치 정도가 대세였습니다. 14인치 브라운관으로 38mm공을 스피드 글루잉한 선수들이 마구 때려 대는 경기를 본다는 것은 탁구인들이라면 모르겠지만 방송을 중계하는 방송사들 입장에서는 이거 잘 보이겠나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 문제였지요.

 

그래서 공의 크기를 늘리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그 결과 한국 탁구에서는 커다란 이변이 하나 있었습니다. 아마츄어 동호인들은 피부로 못 느끼시겠지만 바로 전진 속공형이 멸종하게 된 것이죠. 숏핌플 돌출 러버를 붙이고 맞드라이브를 해 대던 돌출 선수들이 이제는 커져버린 공으로 경쟁을 하기가 어려워 졌습니다.

그 변화는 급격하게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공이 바뀌면서 성적이 나지 않자 자연스럽게, 그리고 생각보다 빠르게 일어났지요. 전국의 초중고에서 숏핌플 돌출 러버를 사용한 펜홀더 선수들이 일차적으로 사라졌구요, 백핸드면에 숏핌플 러버를 붙이는 경우도 점차 롱핌플 러버로 교체되어 갔습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숏핌플 아웃 러버를 붙인 일펜 전형을 찾기는 불가능하지요. 초중고 일부 선수들이 쉐이크 핸드 블레이드나 중펜 블레이드에 사용중이지만 좋은 성적을 내기에는 전형의 한계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처럼 ITTF가 원했던 경기 내적인 측면에서의 이득 외에 경기 외적인 측면에서도 ITTF에게 이 40mm 공 시대는 큰 이익을 주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스라이버, 마크V 일색의 러버 시장에 다양한 러버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스피드 글루잉의 금지가 러버 시장의 다양화를 이끌어 냈다고 생각하지만 더 근본적인 출발은 바로 40mm 공의 등장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선수들의 입장에서 공이 커지면서 예전에 사용하던 플레이로 점수를 못 내는 일이 등장한 것이죠. 이 정도 스피드로 때리면 못 받아야 하는데 계속 공이 넘어오니 이전까지 쓰던 러버보다 더 좋은 것은 없는지 고민하게 되는 일은 당연한 것이죠. 그래서 스피드 글루잉의 덧칠 횟수가 더 늘어난 것 뿐만 아니라 다양한 러버들이 더 빠른 스피드를 목표로 시장에 출시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출시된 러버들은 글루잉한 러버를 목표 삼아 출시되었지만 실제 주된 구매자들은 글루잉은 하지 않지만 왠지 공이 커지면서 타구감이 답답해 졌다고 느끼던 일반 아마츄어 선수들이었습니다. (뒷편에 이어가겠습니다.)

    탁구러버 표면을 복원시켜서 회전력을 살리는 영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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