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대학 선수로 참가한 대통령기에서 또 우승을 해 너무 기뻐요. 대학 졸업 후 중국으로 돌아갈지 아니면 탁구 선수로 계속 활동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어요"
`제2의 한국-중국 핑퐁 커플'로 화제를 모았으나 파경의 아픔을 겪고 라켓을 놨다가 대학부로 복귀한 중국 출신의 귀화 선수 곽방방(29.강원도립대)은 제25회 대통령기에서 일반부와 대학부를 오가며 우승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곽방방은 3일 밤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여자 대학부 단식 결승에서 김소리(창원대)를 3-0(11-7 11-9 11-1)으로 완파하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지난해 한국마사회 소속으로 일반부 우승을 차지한 데 이은 2년 연속 우승이다. 하지만 단체전에선 소속팀이 대구 가톨릭대와 창원대, 성균관대에 전패하면서 최하위로 밀렸다.
마사회와 5년 계약이 끝나면서 선수 생활을 접고 8개월을 쉬었던 곽방방은 대학 선수로 녹색테이블에 돌아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2004년 김승환(30)과 결혼하면서 안재형-자오즈민 부부에 이은 한국-중국 탁구 커플로 주목을 받았던 그는 `주부 선수'로 2006년 10월 전국체전과 2007년 1월 종합선수권대회, 같은 해 종별선수권대회에서 잇달아 단식 정상에 오르는 등 전국대회를 휩쓸며 여자부 최강자로 맹위를 떨쳤다.
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단체전 동메달과 2007년 양저우 아시아선수권대회 혼합복식 금메달, 같은 해 월드팀컵 단체전 은메달 등 국가대표로 좋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2007년 12월 이혼과 함께 은퇴했다.
그랬던 그는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연세대 국어학당을 거쳐 지난 3월 강원도립대 레저스포츠학과에 입학했다. 공부와 탁구를 모두 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성적 부담 없이 즐기면서 한다고 시작했지만 강한 승부근성은 어쩔 수 없었다.
서울시청 선수들과 훈련해왔던 그는 왕년의 국가대표 실력이 녹슬지 않았고 대학부에서는 그를 당해낼 적수가 없었다.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문미라(성균관대)를 3-1로 이긴 그는 결승에서도 무실세트 승리로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그는 "1년 가까이 쉬고 나서 처음 출전한 대회라 처음에는 긴장이 많이 됐다.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운동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강했고 일단 탁구 라켓을 잡으면 절대로 지고 싶지 않았다. 대통령기에서 2년 연속 우승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진로를 아직 정하지 못한 그는 오는 10월 전국체전에도 출전해 지난 2006년 우승 이후 3년 만에 정상 복귀를 노리고 태극마크에 다시 도전할 계획이다.
그는 "쉽지는 않지만 국가대표팀에 들어가려고 최선을 다하겠다. (2010년 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리는)광저우는 홍콩 대표로 활약할 때 자주 가서 훈련을 했던 곳이다.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며 아시안게임 출전 의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