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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소사 5. - 쉐이크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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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이크의 등장"

 

이 무슨 낯선 제목인가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시겠죠?

그런데 예전 우리 탁구계의 실정이 그랬습니다.

우리 나라 탁구인의 대부분이 펜홀더로 탁구를 쳤더랬죠.

그때는 일펜, 중펜 구분도 없었고 일펜은 그냥 빳따”, 쉐이크는 양면빳따라고 불렀답니다.

전설 같은 얘기죠. 그때는 아마 호랑이가 담배 피는 일도 흔했었다고도 하구요…^^

 

우리 나라 쉐이크 핸드 전형의 1세대들은 여자 선수들 중 홍차옥 선수와 동년배 선수들이지 않을까 싶네요. 그 연배의 선수들이 쉐이크 블레이드들을 들고 대표 선수 생활도 하고 하면서 우리 아마츄어 동호인들에게도 차츰 차츰 쉐이크의 문호가 열려졌네요.

초등학교 선수들에게 본격적으로 쉐이크가 지도 되기 시작한 것은 대략 80년대 초반 무렵, 그리고 쉐이크 블레이드의 선구자들이 선수 생활을 활발하게 하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중반 이후, 대략 이렇게 기억납니다.

 

그때는 쉐이크 라켓(양면 라켓 혹은 양면 빳따)을 들고 탁구장에 나타나면 탁구장 주인이 눈이 휘둥그레져서 탁구 선수인가 하고 쳐다볼 정도였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80년대 탁구장 주인들의 탁구 실력은 지금과 비교하면 아주 아주 하늘과 땅차이네요. 지금으로 보면 대략 4~5부 분들이 주로 많았는데 그 실력으로도 탁구장 은둔 고수들과 맞수들이셨지요. 당시는 길 지나가다가도 우리 탁구한번 칠까하고 선뜻 들어가서 30, 1시간씩 돈 내고 토막 탁구를 즐겨 치던 때였고 지금처럼 회원제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탁구장 주인들도 고수들을 만날 일이 거의 없었지요. 그리고 의외로 탁구 엘리트 출신, 즉 선수출신들이 탁구장에 와서 앉아 계시는 일은 거의 없었던 듯 합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일반 아마츄어 동호인들의 수준이 워낙 낮아서 도통 뭐 대화가 되지도 않았을 거고 그렇다고 같이 맞쳐 주기도 그렇고 그랬을 것 같네요.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상상이 안 가시겠지만 아무튼 선수가 그렇게 많은데도 강호에서 선수 출신을 만나기는 거의 어렵고 탁구장 주인 아저씨들의 실력도 거기서 거기였습니다.

 

그때 탁구장 주인 아저씨들은 탁구장 서랍 속에 애용하는 선수용 라켓을 한 두 자루씩 비치해 두시고 계셨지요. 그러면 지금으로 보면 한 4~5부쯤 되는 분들이 당시로는 대단한 고수의 대접을 받기 위해 불쑥 찾아 들어간 탁구장에 가서 라켓 좋은 것 있냐고 물어봤답니다. 그러면 주인 아저씨가 아래 위로 훑어 보면서 이 사람이 탁구를 잘 치나 어쩌나 고민하다가 왠지 바라보는 눈빛에 고수의 풍모가 풍겨지면 서랍에서 그 선수용 라켓을 꺼내어 조심스럽게 내 주었죠.

그리고 진짜로 실력 있는 사람이었다 싶으면 나중에 또 오시라며 탁구장비를 안 받기도 했구요, 그러면 그 고수는 자기 덕분에 탁구장비 안 냈다고 같이 온 친구들한테 뻐기는 재미가 있었지요.

 

제가 왜 이렇게 잘 아느냐 하면요, 바로 저희 아버님께서 당시 탁구장 고수 중 한 분 이셨기 때문이지요. 어느 탁구장에 은둔 고수는 아니셨고 곧잘 길가다 탁구장이 보이면 저를 데리고 탁구장에 들어 가셔서 주인 어른께 선수용 라켓을 빌려서 한 게임 하시고는 하셨죠.

지금 보면 저희 아버님께서 잘 치셨던 것이 아니고 그만큼 탁구장 주인장들의 실력이 낮았던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니 탁구장 문화의 변천사도 좋은 소재거리였던 듯 합니다. 독립 소재로 다뤘어야 했던 듯 한데, 그냥 다른 제목 글들에 이렇게 묻어 가게 되네요.)

 

제가 초등학교 때 일인데요, 그때 저희 반에 쉐이크 블레이드를 가지고 있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너무 너무 신기했어요. 팔이 좀 길어 보이고 마른 친구였는데, 그 팔을 휙 감아서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 참 자연스럽게 보이더군요자주 만나서 탁구 쳤습니다. 어느 대학교 안 지하 공간에 있는 탁구대에서 친구들이랑 모여 쳤죠. 그런데 그 친구 외에는 제 주변에 쉐이크가 없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똑딱 탁구를 가끔 치다가 대학에 들어와서 탁구 동아리에 들게 되었는데요, 저희 학교는 대부분 탁구를 잘 못 치는 학생들이 들어와서 기본기부터 배우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처음 한달 동안 거울 보고 폼 연습, 그리고 여름방학 전까지 포핸드 볼박스, 여름 방학 지나면서 슬슬 하회전 공들을 맛을 보기 시작하고 겨울 방학이 되어서야 동계강화훈련 하면서 처음으로  탑스핀 드라이브를 배우게 됩니다. 그렇게 막 겨울 방학이 지나갈 무렵인데, 윗 선배들이 토의 끝에 한 선수를 수비수로 키워 보자고 결론을 내린 겁니다. 그 당시 덩치도 좀 있고 하니 제가 적합하겠다고 결론이 났지요. 지금 보면 제 성격을 고려하지 않고 잘못 내린 결정이죠. 저는 성격이 급한 편이라서 느긋하고 차분한 랠리 위주의 경기를 전혀 하지 못하는데 저에게는 안 맞았었죠. 또 당시 저희 동아리 상황으로 봐서 전담 코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수비 게임을 가르칠 사람도 전무한데 저에게 수비를 하라는 것은 맞지 않는 결정이었습니다. 어쨌거나 그렇게 해서 제 고난의 대학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저희 동아리에 쉐이크 선배님들은 제 윗 학년으로 한분 밖에 안 계셨고 제 위로 꽤 올라가야 몇 분 계시는 정도였습니다. 요즘 온라인 상으로도 글을 많이 올리시는 한 동아리 선배님이 계시는데 그 분의 경우 제가 직접 배울 학번차가 아니었고 그 외의 쉐이크 치시는 선배님들은 자주 탁구부에 나오시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펜홀더에서 쉐이크로의 전환을 상당 부분 제가 스스로 해결해야 했습니다. 더더군다가 어려웠던 것은 수비 전형이었죠.

 

그 당시만 해도 무슨 레슨 비디오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수비수의 경기 모습이라고는 북한의 이근상 선수 영상만 가끔 볼 수 있었는데, 그 영상을 녹화해 두고 닳도록 봤던 기억이 납니다. (이근상 선수의 경기는 도저히 따라 배우기가 불가능하다는 사실, 아시는 분들이 계실까요? 언제 기회 되면 한번 보세요. 놀랍습니다.^^)

 

저는 성격이 급하고 펜홀더로 칠 때 되든 안 되든 공격부터 하는 스타일이어서 저희 탁구부 교수님께서 제 별명을 테무진이라고 지어 주셨는데요, (테무진은 징기스칸의 어릴 때 이름이거든요.) 그러니 그렇게 급한 성격으로 수비 전형은 상당히 무리였지요. 어쨌거나 제 공격적 특성을 없애야 하겠다 싶으니 공만 오면 무조건 몸을 낮추면서 라켓을 위에서 아래로, 몸은 앞에서 뒤로 가져 갔는데, 이게 사실 잘 보면 공격과는 정반대거든요. 공격은 앉았다가 일어나던가 아니면 뒤에서 앞으로 이동하면서 라켓은 아래서 위로 가져간다는 것이 일반적이잖아요.

 

나중에 3학년이 되어서야 이러다가는 시합 한번 제대로 못 나가고 졸업하겠다는 위기감이 들어서 3학년 2학기에 다시 공격 전형으로 바꾸기 시작했는데, 그때에도 공만 보면 주저 앉아지는 수비 전형의 스타일이 몸에 배서 참 고생했었지요. 결국 제 대학 생활 내내 저는 탁구부내 실력없는 삐꾸로 보내야 했는데, 참 서러운게 많았답니다. .

탁구 못치는 사람은 탁구부에서 후배일 때는 욕많이 먹고 선배 되면 말발 안 서는 서럽디 서러운 존재가 되지요. 혹시 공감들 하시는지 모르겠네요. .

 

아무튼 그런 와중에 저는 펜홀더에서 쉐이크로 전환을 하게 되고 공격에서 수비로, 수비에서 공격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여러 용품들도 경험하고 탁구에 대한 여러 공부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자주 보기 때문에 그 당시 제가 뭘 잘못 했는지 잘 알 수 있지만 그 때에는 도대체 기본 자세가 뭔지부터 시작해서 왜 이게 안 되는지, 왜 저렇게 할 수 없는지, 정말 정말 질문이 많았지요.

 

특히나 쉐이크 핸드 백핸드 기술은 저에게 난제 중의 난제였습니다.

탁구부 선배들이 대부분 펜홀더이기 때문에 펜홀더 기술을 응용한 백핸드 기술을 전수해 주는데 선배들마다 의견이 다 다를 뿐 아니라 결정적인 기본 원리부터가 다른데 그 부분들을 전혀 모르고 애기해 주기 때문에 탁구를 잘 못치면서도 제 마음 속에서는 잘 못 받아들이는 부분이 많았지요. (쉐이크 백핸드에 대해서는 예전에 정리해 둔 글이 있습니다만 이 글 밑에 다시 복사해서 올려 두겠습니다. 혹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읽어 보세요.)

 

탁구 소사를 적어 나가다가 잠시 제 개인사로 빠져 들었는데요, 이 쉐이크 블레이드의 보급이 우리 한국 탁구계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 왔다는 점을 의외로 많이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내용을 좀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1.     쉐이크 핸드 블레이드는 히노키 통판 일색의 일펜과 달리 다양한 특성의 블레이드들이 서로 개성을 가지고 경쟁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일본 브랜드에 의해 점령된 한국 시장에 브랜드 다양화를 가져 오는 원천이 되었습니다.

 

2.     일펜 블레이드는 그립을 깎아서 사용하므로 자기 손에 맞춰 쓰게 되면 자주 안 바꾸는 특성이 있는데다가 블레이드별 구성이 똑같기 때문에 특별한 용품방랑벽을 가져오기 어려운데 쉐이크 블레이드들은 구성 형태에 따라 블레이드 특성이 매우 판이하게 달라지므로 용품 방랑벽을 가져오기 쉽지요.

 

3.     쉐이크 블레이드는 러버를 2장 사용하기 때문에 용품 유지비가 더 많이 듭니다. 뿐만 아니라 블레이드의 특성이 다양한만큼 러버와의 조화 여부도 다양하게 편차가 존재하므로 필연적으로 러버 시장의 다양화를 일구는데 크게 기여하였지요.

 

4.     일펜 블레이드의 경우 양쪽에 러버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한면에 돌출 러버를 사용하는 전형이 성장하기 어려운 데 비해 쉐이크 블레이드들은 뒷면에 뭔가 다른 러버를 붙여 실험하기 쉽기 때문에 다양한 돌출 러버 사용의 시대를 열어 주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롱핌플의 열풍은 그 이전에 쉐이크 블레이드가 광범위하게 보급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으며 상대적으로 우리 나라에서 롱핌플 러버가 보급되지 못했던 원인 역시 과거에 일펜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쉐이크 블레이드들이 용품 시장에 미친 영향도 중요하지만 쉐이크 블레이드가 우리 선수들의 전형에 미친 영향도 대단히 큽니다.

 

과거 일펜 위주의 선수 시장에 서서히 쉐이크 블레이드들이 진출하게 될 무렵, 중국의 장가량 선수와 스웨덴의 발트너 선수의 환상적인 플레이가 사람들의 마음과 눈을 사로잡았지요. 특히 발트너 선수는 남자 선수들로서는 보기 드문 장기 집권을 이룩한 선수였는데 당시 발트너 선수가 세계 1위권을 수성한 햇수는 꽤 꽤 길었습니다. 그의 플레이는 우리 나라 선수들이 보기에 따라할만큼 멋있는 기본기는 없었지만 매우 유연하고 감각적이었으며 때때로 저게 인간이야?” 할 정도로 숨막히는 플레이들이 수시로 나왔습니다. 단순히 힘과 속도로만 경쟁하기는 어려운 감각의 세계를 보여준 선수였지요.

 

이런 유럽세에 경쟁하기 위해서 중국은 중펜과 쉐이크로 나누어 투자했지만 저희 한국은 중펜을 중국식 펜홀더의 약칭인 중펜으로 부르는 만큼 중펜 자체가 없었습니다.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중국에는 중펜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게 제대로 되면 무서울 거다"라는 관측만 무성했지요. 발트너의 시대가 이어지는 동안 중국은 발트너를 꺾기 위한 차세대 중국의 에이스는 중펜에서 나올 수 있다고 여기고 투자한 것인데 우리로서는 너무 생소한 영역에 도전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한국의 쉐이크 플레이어들은 한국적 방식으로 또한 서서히 성장해 가고 있었지요. 특히 한국적 쉐이크 플레이어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할 때 오상은 선수의 등장은 탁구계에 많은 희망을 주었습니다. 오상은 선수의 경기는 지금 봐도 일반적인 한국적 쉐이크 전형 선수들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뭔가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것이 존재합니다. 성적이 좋건 나쁘건 그런 문제가 아니라 매 경기마다 감각적 요소에 의한 득점도 있고 단순히 배워서만 될 수 없는 그런 요소들이 번뜩인다는 것이죠.

 

반면 오상은 선수 연배를 전후한 선수들의 경우는 쉐이크 블레이드를 선택한다는 것이 상당한 모험 요소였습니다. 많은 지도자들이 선수들에게 쉐이크 블레이드를 강권하고 있었지만 실제 경기에서 보면 쉐이크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경우가 드물었고 지도자들이 특히 한국적 쉐이크 전형 플레이어는 어떻게 경기를 해야 하는지를 잘 모른 채 지도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고 봐야겠지요. 어쨌거나 우리 문화에서는 코치 선생님이 권하는 것이 곧 자기의 전형이기 때문에 쉐이크는 순식간에 광범위하게 우세를 점유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빠르게 쉐이크 핸드 블레이드가 선수 시장을 점령하게 된 것은 희한하게도 돌출러버와 연관된 면이 큽니다. 일단 쉐이크 선수는 양면 중 한 면에 돌출 러버를 부착할 수 있고 그랬을 경우 초등학교 선수 시절 동안 승률이 매우 높아집니다. 그 결과 팀의 승률이 올라가고 코치 선생님들에게 인센티브가 더 많이 돌아가는 구조가 되지요. 그래서 팀내 한 두 선수를 돌출로 키우자 할 수 밖에 없는 것이구요, 그렇게 다른 팀에서 돌출 선수가 성장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우리 팀에서도 돌출 선수를 안 키우면 시합에 나가서 지게 되므로 경쟁적으로 더 키워야 할 상황이 되는 것이죠. 경우에 따라서 돌출 선수들은 팀을 위해서 희생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봅니다. 중고등학교 선수가 되면 돌출이 더 이상 안 먹히는 시기가 오거든요. 이 부분은 아마츄어 동호인의 세계와는 조금 다른 면이 있다고 봐야겠지요.

 

한편으로 그런 상황 속에서 돌출 블레이드에 대한 이해가 점점 깊어지면서 우리나라 선수들에 맞는 쉐이크 선수들이 성장하게 되었지요. 지금의 시대에서는 그 선수들이 우리 한국 탁구를 이끌어갈 시기가 되었다고 봅니다. 차세대 에이스의 역할을 감당할 이상수, 서현덕, 정영식 등 중원 3총사를 비롯해서 좀 더 위로 올라가면 조언래, 김정훈에 이르기까지 중국, 유럽과는 구분되는 한국적 쉐이크 선수들이 폭넓게 자리잡고 있지요.

최근 들어 미즈타니 준 등 일본 선수들을 보면 한국 선수들과 플레이 전형이 거의 동일합니다. 일본이 한국 탁구를 연구한 결과 일까요, 아니면 신체적 조건이 비슷하고 사용 용품이 비슷하기 때문일까요?

 

, 이 얘기도 빼먹었네요. 그렇다면 중국의 쉐이크 선수들은 우리 선수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 반문하실 수 있는데요, 많이 다릅니다. 유럽의 코치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중국으로 전지훈련을 가서 훈련을 하면 같이 치는 것은 좋은데 뭔가 배워 오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반면 한국에 오면 한국 선수들의 훈련을 보고 뭔가를 따라해 볼 수 있답니다. 바로 러버의 문제입니다. 중국 선수들이 중국 러버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들만의 독특한 뭔가가 항상 존재하고 있고 그래서 그 선수들을 따라해 보면 실제로는 잘 안되거나 결과가 좋지 않거나 하다는 것이죠. 제 생각에는 용품의 차이가 결국 한국과 중국 사이에 만들어 전형의 차이를 낸 원천 요소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 편에 이어 가겠습니다.)

 

 

 

---------아래는 예전에 써 두었던 글입니다. 읽으셨던 분들은 패스 하시지요.^^ --------------------------------------

 

제가 처음 탁구를 배울 때만 해도 셰이크를 치시는 분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나마 셰이크를 들고 치시는 선배님들의 경우도 제대로 백핸드를 구사하시는 분들은 드물었고 자연스럽게 백핸드 드라이브나 스매싱을 보여 주시는 분들이 워낙 적어서 백핸드 드라이브 잘하시는 분 있다고 하면 구경하고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과는 많은 격세지감이 있지요.
 
그런 연유로 처음 셰이크를 잡고 나서 연습을 하면서 저 나름대로는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왜냐면 가르치시는 분들이 저에게 알려 주시는 방법대로 하면 과연 백핸드가 제대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는 형태가 되겠는가에 대해서 많은 의문이 있었기 때문이죠.

당시 저를 도맡아서 가르치시던 사수격이 되는 1년 선배님이 계셨는데, 그분의 경우는 백핸드로 연결하고 무조건 돌아서서 포핸드로 결정지어야 한다는 것을 부지기수로 말씀해 주셨고, 저에게 연습도 그렇게 시키셨습니다.

그러다가 유럽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한 친구를 알게 되고 그 친구랑 같이 탁구를 치면서 당시로서는 알기 어려운 셰이크 기본기들을 많이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때 제가 배운 내용들을 몇 가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셰이크 백핸드는 몸 안에서 스윙이 나온다.
 
- 흔히 펜홀더 백핸드는 팔꿈치를 몸에 최대한 가깝게 붙이고 팔이 몸 왼쪽(오른손잡이 경우) 바깥쪽에서 시작하여 몸 안쪽, 앞쪽으로 감아드는 형태로 스윙을 합니다.
 이렇게 펜홀더 백핸드를 사용하시던 분들이 셰이크를 잡은 사람에게도 백핸드를 가르치다 보면 팔꿈치를 몸에 붙이고 라켓을 몸 좌측에서 앞쪽으로 스윙하도록 하면서 결과적으로 팔꿈치가 축이되서 회전하도록 가르치기 쉽죠.
 그런데 셰이크는 팔꿈치를 자유스럽게 위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되도록이면 몸에서 팔꿈치를 멀리 떼고 라켓이 팔꿈치보다 몸 안쪽으로 끌어 당겨지도록 백스윙을 하고 어깨 전체를 쓰기 보다는 팔꿈치부터 손가락까지 이르는 길이의 회전력을 충분히 살리도록 해야 합니다.
 
그림으로 설명하는 것이 필요할 듯도 한데, 라켓을 잡고 백스윙을 할 때 라켓 끝이 가슴에 닿을 듯이 팔목을 안쪽으로 꺾되, 팔꿈치는 몸에서 최대한 멀도록 해야 백핸드에 힘이 실린다는 것이죠. 그리고 백스윙시 라켓의 위치는 몸 정 중앙에 가깝고 좌측 바깥쪽으로 나가는 일은 없습니다.
이 점부터가 기본적으로 다르네요.

 
2. 백스윙시 라켓을 수평으로 접는다.
 
- 세계 유명 선수들의 백스윙 자세를 보면 다들 개인적인 편차는 있지만 백스윙시 라켓이 지면에 수평이 될 정도로 손목을 꺾어서 백스윙을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펜홀더 백스윙처럼 라켓을 수직으로 세워서 백스윙을 하면 실제로는 힘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라켓을 최대한 몸 안쪽으로 끌어당기면서 수평에 가깝게 잡았다가 앞으로 가면서 다시 세워지는 형태로, 그리고 뿌려지면서 다시 숙여지는 형태로 스윙을 하게 되면 그야말로 풀파워가 구사됩니다. 물론 반드시 이렇게 백스윙을 해라라고 할 것은 아니지만 라켓을 세워서 수직에 가깝게 두껍게 맞힌다는 기분으로 백스윙을 하게 되면 백스윙시 라켓이 충분히 뿌려질만한 공간이 안 나오게 되죠. 이 얘기는 드라이브나 스매싱 등 강스윙을 할 경우를 말하는 것입니다.

 
3. 쇼트 (블록이나 푸시, 백핸드 하프 발리 등 여러 용어로 불립니다만) 는 언제든지 스매싱을 할 수 있는 자세로 한다.
 
- 예전에 현정화 선수가 활약하던 시대에 여자 선수들 중 셰이크를 쓰는 선수들이 좀 있었습니다. 그중 유명한 선수가 바로 홍차옥 선수죠. 물론 제가 홍차옥 선수의 실력에 대해 뭐라 말할 주제는 되지 않습니다만, 홍차옥 선수와 같이 탁구를 쳐 본 적이 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홍차옥 선수의 경우 국제 시합에서 백핸드 랠리가 상당히 많았던 선수인데, 백핸드 랠리시 백 스매싱으로 결정을 짓지 못하고 거의다 펜홀더 푸시나 쇼트처럼 박자를 빠르게 하여 라켓을 미는 힘으로 연결시켰던 것이 기억납니다.
 
 이것은 백핸드 쇼트시 라켓을 세워서 팔을 밀도록 가르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백핸드 쇼트건, 푸시건 팔을 전체적으로 미는 형태는 기본적으로 펜홀더 전형의 형태입니다.
 셰이크는 라켓을 세워서 팔꿈치를 축으로 하여 공을 블록하다가 기회가 오면 팔꿈치나 어깨는 고정시키고 팔꿈치 이하의 스윙으로 강 드라이브나 스매싱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도 많은 코치님들이 예전처럼 팔을 밀어서 쇼트하도록 가르치고 있네요.
 라켓도 수직으로 세우도록 하구요....
 
 기본적으로 셰이크 백핸드는 쇼트, 드라이브, 스매싱이 기본 자세와 치는 방법에 있어 크게 상이하지 않습니다. 순간 동작에서 바뀌고 변화되기 때문에 잡기 어려운 것이죠.
 즉 쇼트나 블록의 경우도 라켓 끝이 위로 들리는 형태로 대기하여 스윙하면 결정타가 왔을 때 앞으로 팔을 힘차게 미는 스윙은 가능해도 라켓 끝이 밑에 있지 않기 때문에 위로 감아 올리면서 스매싱이나 드라이브를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백핸드 쇼트시 라켓끝이 위로 들리지 않고 수평이나 혹은 오히려 약간 밑으로 떨어진 형태로 반구하도록 체질화 해야 기회가 왔을 때 그 자세 그대로 스매싱이나 드라이브를 할 수 있습니다.
 

4. 발은 수평에 가깝다.
 
 - 펜홀더 쇼트로 공을 받아주는 분들의 스탠스를 보면 대부분 오른발이 발 하나 길이 정도 앞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 몸의 자세가 편하고 또 기회가 오면 강하게 밀어 넣거나 혹은 구석으로 한발 앞으로 치면서 찔러 넣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셰이크의 경우는 그의 수평에 가까운 스탠스를 유지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합니다.
 티모볼 선수의 수평 스탠스가 생각나는 군요. 포핸드 드라이브건 백핸드 드라이브건 티모볼 선수의 스탠스는 거의 수평에 가깝죠. 양핸드 전환이 편하다는 셰이크의 장점을 살릴 수 있다는 측면도 있고 또 한가지는 셰이크 백핸드가 몸 전체, 혹은 어깨, 허리 등을 크게 돌리지 않고 단지 팔꿈치 이하의 스윙만으로도 얼마든지 강한 공, 변화 있는 공을 구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5. 스윙의 기준은 팔꿈치다.
 
- 넷트 앞에 짧게 떨어진 공을 백핸드 스매싱 할 때 팔꿈치가 넷트보다 높으면서 손목만으로 걷어올리는 경우와 몸을 낮추고 팔꿈치가 탁구대위에 붙을 정도로 낮게 들어가면서 손목으로 감을 경우를 비교해 보시면 이해되실 겁니다.
 
 팔꿈치가 밑으로 충분히 떨어지면 결과적으로 라켓을 위로 끌어올릴 여유가 더 많아집니다.
 즉 팔꿈치가 축이 되어 공을 감아 올리면 어느 위치든 백핸드 드라이브는 여유있게 구사되기 쉽다는 것이죠. 때때로 펜홀더에서 셰이크로 전향하신 분들이 백핸드 플레이를 하는 것을 보면 어깨 이하 팔 전체를 쓰시는 경우가 많은데, 처음부터 셰이크로 배우신 분들은 팔꿈치 이하 부분만으로 모든 공을 해결합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펜홀더가 어깨를 축으로 사용하지만 셰이크는 팔꿈치를 축으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그 원인은 펜홀더의 경우 라켓을 잡으면 라켓면이 하늘을 향하게 되기 때문에 라켓 면이 전면부를 향하도록 하려면 팔꿈치 이하부분을 꺾어서 세워야 하지만 셰이크는 라켓을 잡으면 자연스럽게 라켓면이 상대방쪽을 향하기 때문입니다. 
 
 자세히 말하면 펜홀더는 저절로 팔꿈치 이하부분이 90도 틀어지기 때문에 팔 전체를 사용한 스윙이 일반적이지만, 셰이크는 팔꿈치 이하 부분 스윙만으로도 포핸드 스매싱, 드라이브가 자연스럽게 구사될 수 있고 (티모볼 선수를 살펴 보세요) 또 백핸드 스윙도 간결하게 구사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이 타구하려는 위치의 공 높이보다 조금 낮거나 혹은 비슷한 높이에 팔꿈치를 두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제가 더 배우면 또 다른 면을 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우선 펜홀더에서 세이크로 전향하시는 분들이 많은 시기이기 때문에 제가 겪었던 위의 내용들이 참고가 되실까 해서 좀 적어 보았습니다

    탁구러버 표면을 복원시켜서 회전력을 살리는 영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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