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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사라 여기에 올립니다.

스포츠가 정치인들의 들러리로 전락해서는안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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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직업군과 마찬가지로 스포츠인도 고유의 특질을 갖게 됩니다. 인내, 희생, 의리, 뭐 이런 품성이 아닐까요. 또 화려한 경력의 스포츠인은 높은 인지도 때문에 대중에게 어필하기 쉽고 인간관계를 맺기도 수월한 편입니다. 그 덕분에 은퇴 후 직장 생활이나 개인 사업에서 성공한 스포츠인이 많습니다.

스포츠인의 이런 특질은 정치인의 입맛에 딱 들어맞습니다. 그래서 많은 스포츠 스타가 선거 유세에 동원되기도 합니다. 외국에서는 스포츠 스타가 정치인으로 변신한 예도 많습니다만, 국내에서 스포츠 스타가 당선된 예는 아직 없습니다.

들러리에 불과하지만 선거 운동을 돕다가 자칫하면 보복을 당하는 일도 있습니다. 1980년대 숭전대를 전국 최강에 올려놓은 탁구 선수 출신 이용상(51)씨가 그런 예입니다. 앞에서 거론한 스포츠인의 품성을 지녀 고향인 대전에서 마당발로 통하는 이씨는 한남대·목원대 등에 출강하는 한편 대전시체육회에 근무하던 2004년, 지인의 부탁으로 염홍철씨 선거 캠프에 들어가 당선을 돕습니다. 사심 없이 열심히 활동한 그를 높이 산 염 시장은 대전시설관리공단 탁구팀을 창단하고 감독에 앉혀 보답합니다. 그러나 2006년 시장 선거에서 재선에 실패하자 반대편 선거 참모진은 탁구팀을 재정 지원이 취약한 대전시체육회 소속으로 보내고 이씨는 체육회 수영장 담당으로 원대 복귀시킵니다.

천성이 부지런한 이씨는 새벽에 출근해 1시간 동안 문 앞에 서서 회원들에게 인사하는 등 회원 유치에 노력, 단기간에 수영장 회원 수를 배 이상인 3500명으로 늘려 놓았다고 합니다. 그러자 상대방은 '회원들에게 인사하고 명함을 돌린 것은 선거법 위반'이라며 감사실에 신고해 뒷조사를 받게 합니다. 조사 결과 문제가 없자 그를 한적한 곳에 있는 사이클 경기장 관리 담당으로 보내 버립니다. 등산로와 인접한 그곳은 일반인 출입이 많아 화장실 청소가 주 업무. '똥' 치우는 게 일이 된 그는 그만둘까 했지만 부인이 대신 화장실 청소에 나서자 마음을 다져 먹습니다.

지난해 6월 선거에서 염 시장이 다시 당선되자 탁구팀은 올해 1월1일부로 시설공사팀으로 재창단하게 되지요. 4급으로 승진한 이씨는 제자를 감독에 앉힙니다. "그래도 팀의 꽃은 감독인데?" 이씨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나야 이제 반정치인이 되고 말았지만 시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탁구팀의 존폐가 결정돼선 안 되겠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도민체전 순위 싸움에 재미를 붙여 최고 20여 종목의 팀을 창단했던 경기도 각 시가 시장이 바뀌자 팀을 해체한다고 합니다. 스포츠를 정치에 이용하지도 말고, 이용당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dy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