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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한번 토로한 적이 있습니다만, 탁구닷컴 운영자로서 제가 쓰는 사용후기가 여러분들에게 얼마나 신빙성 있게 들릴지에 대해 항상 의문을 갖고 있는 형편이라 선뜻 뭐라고 적기가 망설여 지는 마음이 많은데요, 몇몇 분들이 최근에 이 블레이드에 대해서 물으시기에 용기를 내어 적습니다.

마르코스 프레이타스는 아릴레이트 카본 재질이 들어간 구조로 되어 있고 기존 성향의 티바 블레이드 들에 비해 스피드가 극한까지 끌어올려진 블레이드입니다.

블레이드 자체의 스피드가 워낙 높기 때문에 러버 선정에도 고심이 되는 군요.

님부스 VIP 블레이드 매니아분이 이곳에 계시기 때문에 비교되실까 싶어서 적어봅니다만, 님부스 VIP는 얇은 두께에 휘청이는듯한 채찍질 감각을 다소 가지고 있어 특수소재가 들어갔는지 안 들어갔는지 조금 헷갈릴 정도입니다만, 마르코스 프레이타스는 노골적으로 나는 아릴레이트 카본입네 하고 내세우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만큼 타구감각이 직접적인 카본 향내가 스며 있구요...

일반적으로 아릴레이트 카본 재질의 블레이드가 가지는 한계점은 바로 인위적인 타구감각과 특유의 먹먹함이죠.

넥시의 오스카를 개발할 당시에는 이러한 먹먹함을 없애고 자연스러운 감각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 소재의 배열과 전체적 감각에 많은 시간을 보냈고 (총 1년 6개월을 똑같은 제품을 지지고 볶고 했답니다. ^^) 궁극적으로는 타사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새로운 중층 소재를 사용함으로써 타구감에 경쾌함을 더해 제품을 완성했습니다만, 이 마르코스 프레이타스는 저와는 정 반대의 길을 걸은 듯 합니다.

나무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는 저와는 정반대로 아릴레이트 카본의 독특한 매력을 100% 끌어 냈다고 할까요?

그 결과 인위적이고 먹먹했다라는 다른 제품들에서 느꼈던 서운함이 이 블레이드에서는 오히려 매력으로 다가갑니다.

아릴레이트 카본의 인위적 느낌을 조금 가려보려고 애쓰다 보니 먹먹해진 것을 이 소재의 인위적 느낌을 바깥쪽으로 끌어냄으로써 오히려 경쾌함으로 바꾸어 주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나무에 묻힌 특수소재라는 이질적인 두 요소가 갖는 먹먹함이 극복되었을 뿐 아니라 무척 높은 타구음이 온 몸을 찌릿찌릿하게 만듭니다.

금속판으로 때려 내는 듯한 첫 느낌이라고 할까요?

혹시 야구 좋아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나무 뱃트로 휘두르다가 알루미늄 뱃트로 날아오는 공을 휘갈겼을 때 그 "깡--!!" 하는 소리 기억하시지요?

바로 그 느낌입니다. 나무 결 속에 묻어 보려고 애를 썼지만 오스카처럼 완벽에 가까운 조화를 못 이뤄 냈다면 (^^ 너무 자화자찬이라서 죄송합니다 ㅠ.ㅠ) 결국은 나무 흉태만 내다 만 텁텁함이 블레이드 전반을 먹먹하게 만들고 말 일인데요, 이 마르코스 프레이타스는 언제 아릴레이트 카본이 먹먹했냐는 듯이 오만불손하게 깡깡 거립니다.

공을 때릴 때마다 쇠파이프로 공을 후려치는 듯한 감각이 생생합니다.

그간 2주 동안 시타하면서 여러 러버들을 붙여 봤습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칼리브라 LT입니다.

경쾌함의 극치네요.

가볍게 휘둘러 지고 (칼리브라LT의 가벼운 무게는 모든 무거운 블레이드들을 다시 인기 상품으로 업시킬 듯 합니다. 90g 후반대 블레이드가 오히려 매력적입니다.^^) 찰지게 공이 들러붙습니다.

원래 반발력이 강한 블레이드들은 공이 얕게 묻는다는 단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 칼리브라의 공을 훑어 내는 듯한 찰진 늘러붙음이 공의 결을 따라 자유롭게 드라이브를 걸게 해줍니다.

이런 특징에서 볼때는 제니우스 옵티멈 플러스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좋지 않은 조합은 오히려 제니우스였습니다.

너무 진중하고 묵직한 러버.... 그래서 거의 모든 인기 블레이드들에 무게감을 더해 주어 티바의 당당한 베스트 셀링 러버로 순식간에 급부상해 버린 제 듬직한 평생지기 제니우스가 지나치게 묵중하기 때문에 마르코스 프레이타스의 경쾌함을 손상시키는 듯한 느낌이 들었네요.

물론 좋다 안 좋다의 측면보다 서로 가지고 있는 장점들이 상쇄되어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습니다.

이 블레이드가 가지는 또 하나의 장점은 정확한 백핸드 블로킹과 중진에서도 밀리지 않는 랠리입니다.

백핸드 블로킹을 하면 도저히 상대방이 쫒아올 수 없는 스피드로 날아갑니다.

그러면서도 아릴레이트 카본 특유의 정확함이 코스를 갈라 송구하기 편하게 해주구요, 또한 조금 밀렸다 싶은데도 살짝 휘두른다는 느낌만 가미했는데 상대방이 넘기지 못할 강한 중진 타구가 연결될 때 백핸드 연습 해 둔 것이 빛이 난다 싶습니다.

열심히 백핸드 연습했던만 시합만 들어가면 펜홀더랑 똑같이 밀리면 중진에서 블로킹만 하다가 결국은 돌아서서 포핸드로 해야 하는데..하는데 ... 하다가 실점하시던 분들... 이 블레이드 들고 마음껏 휘둘러 보시면 눈물나게 백핸드가 고마와 질 듯 합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너무 백핸드가 좋으니 포핸드 쪽으로 잘 돌아서지 않게 되더군요. 뭐든 아쉬운 것이 생겨요... ^^)

음...또 뭐가 좋을까요?

사실 또 하나 결정적으로 좋은 것은 가격입니다.

이 블레이드도 삼소노프 스트라투스와 같이 15만원에 팔릴 뻔 했답니다.

사실 삼소노프 스트라투스 카본과 같은 급이지요.

그렇지만... 이만큼 특수한 블레이드가 티바에서 나왔다는 것이 자랑스러운 나머지 그냥 3만원 싹둑 잘랐답니다.

물론 여전히 저렴한 블레이드는 아니기 때문에 부담 스러운 분들도 많이 계시겠지만요...

그래도 이 재질로 이런 매력을 뿜어내는 블레이드라면 결코 비싸다고만 할 수 없답니다.

움....

요즘들어 새로운 러버들이 많이 출현하다 보니 티바의 러버들이 상대적으로 주춤한 듯도 보이는데요...

여러분, 글 말미에 하나 더 덧붙이면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조만간 프리무스가 또한번의 대형사고를 준비하고 있답니다. 

극강의 스피드를 원하는 1%만을 위한 러버,

결코 대중화 될 수도 없고 대중화 자체를 포기해 버린 1%만을 위한 초파워 러버

(저 영화 카피 쓰면 잘 하겠죠^^)

곧 개봉 박두입니다. ^^

그럼 다음글에서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