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2. 가위바위보에서 부터 서브에 관한 신경전을 시작한다.

우리가 시합장에서 처음 만나는 상대일 경우 일단 가위바위보를 해서 누가 먼저 서비스를 넣을지를 정하지요?

저는 여기서부터 신경전이 시작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내가 가위바위보를 지면 어차피 상대가 서브권을 가질 거니까 뭐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가위바위보에서 내가 이기면 어떻게 할까요?

대부분 당연히 내가 이겼으니까 내가 먼저 서브를 넣으실 겁니다.

근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긴 사람에게 서브에 대한 선택권을 주는 것이지 이긴 사람이 무조건 넣는게 아니란 말씀이지요. 여기에 중요한 키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맞수를 만나서 내가 가위바위보에서 이기면 상대에게 먼저 서브를 넣으라고 줍니다.

왜 그럴까요? 이거 고민해보신 분이 있나요? 저는 고민 많이 했습니다.^^

맞수일 경우 저는 서브를 상대가 먼저 넣게 만드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생각하면 내가 먼저 서브를 넣어서 먼저 좋은 점수로 끌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저는 좀 생각이 다릅니다.

제가 가위바위보를 이기고 서브권을 넘겨버리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마지막 결정적 순간에 내가 서브권을 가지고 싶다.

나중에 세트 스코어가 2:2가 되어서 최종 세트가 남았을 경우에 만일 점수가 9:9나 10:8 같은 점수가 된다고 칩시다.

그때 과연 서브권이 누구한테 있을까요? 이거 중요하지 않습니까?

만일 내가 먼저 서브를 넣게 되면요. 세트 2:2에 9:9나 10:8이 되었을 때 상대한테 서브권이 있는 상태가 됩니다.

저런 점수에서 상대가 서브권을 가진다는 것 불리하지 않나요?

그래서 저는 저 점수에서 제가 서브권을 가지기 위해 가위바위보를 이기면 먼저 서브를 넣으라고 줍니다.

아! 혹시 핸디가 있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핸디가 2점이나 3점일 경우에는 내가 서브권을 가져야 저 점수에서 내가 서브권을 가진 상태가 됩니다. 계산해보세요. 내말이 맞나 틀리나.^^

만일 핸디가 4점이나 5점일 경우는 또 서브권을 넘겨줘버려야 저 점수에서 내가 서브권을 가집니다.

물론 핸디가 6점 7점이 되면 또 바뀌어서 내가 서브를 먼저 넣어야 되지요.^^

아무튼 저는 이것 때문에 가위바위보를 하는 순간부터 신경전을 합니다.^^

2) 상대도 모르는 상태에서 내가 먼저 서브를 넣는 것은 두렵다.

내가 서브권을 가졌을 때의 목표는 2점을 모두 따는 것이죠? 상대의 서비스 일 때는 한점주고 한점 먹는 것이 목표구요.

상대의 서비스일때까지 내가 두점 다 먹겠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욕심이겠지요.

위의 목표를 달성 못하더라도 최소한 내가 서브권을 가지고 있을 때는 특별한 실수가 없는한 한점 먹고 한점 주는 본전치기는 해야 답이 나옵니다.

근데 만일 아직 상대가 어떤 스타일인지 전혀 모르고 어떤 서브를 넣는게 좋을지도 파악이 안된 상태에서 내가 먼저 서브를 넣는 것은 좀 위험하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상대가 무지하게 드라이브를 잘 거는 사람인데 내가 무심코 커트 서브를 길게 줬다가 상대가 2구부터 확 걸어오면 어쩝니까?

나는 준비없이 엉겁결에 당하는 거라 거의 점수 먹고 맙니다.

또 혹시 상대가 스매싱 전문이라 내가 무심코 회전서브를 먼저 줘 봤는데 코너로 툭 건드리고 내가 엉겁결에 리턴하면 빵 쌔려오면 어쩌죠?

이렇게 상대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내가 먼저 서브를 어설프게 넣다가 혹시 두 점 다 먹어버리면 이거 초장부터 피곤하게 게임 흘러가는 겁니다.

그렇게 혹시 2:0이라도 되어버리면 다음에 상대의 서브일 때 내가 두 점 다 먹어야 2:2가 되는데 그게 쉽나요?

혹시 상대의 서브가 빨리 파악이 안 되면 4:0 같은 최악의 상황이 처음부터 올 수 도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먼저 상대한테 서브권을 주고 혹시 내가 서브를 파악 못해서 2:0이 되더라도 상대의 서브와 3구 패턴을 보고 파악한 다음에 내가 서브권을 가지고 최소한 3:1, 2:2 정도로 따라가야 처음부터 몰려가는 어려움이 안 생기지요.

그래서 저는 상대에게 먼저 서브 넣게 유도합니다.

3)상대의 스타일을 좀 더 빨리 파악하고 싶다.

상대의 스타일을 파악하는데는 내가 서브넣고 리시브 하는 것을 보는 것보다 상대가 서브를 넣고 3구를 어떻게 처리해 오는지를 보는 것이 훨씬 파악하기 쉽습니다.

이건 좀 자세히 생각해 보자구요.^^

①긴 회전서비스나 너클성 서비스를 먼저 넣어보는 사람

처음 보는 상대에게 자신이 가진 처음 두 번의 서비스 찬스에서 회전서비스나 너클성 서비스를 먼저 넣어보는 사람의 경우 대부분 스매싱 잽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길이도 대부분 짧은 서브 보다는 길고 빠른 서비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사람이 커트로 보이는 서비스를 넣어도 대부분 커트를 가장한 너클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야 상대가 커트인 줄 알고 커트로 갖다대면 공이 대충 뜨게 되고 그래야 때리기 좋아지니까요.

그런 사람은 대부분 리시브도 내가 커트로 서브를 해도 쿡 찍어오기 보다는 슬쩍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내가 그걸 다시 커트로 받아버리면 공이 뜨게 되고 그 다음엔 빵 쌔리죠.^^

또는 아예 대놓고 투둑 넣는 긴 너클 서브를 주력으로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소위 투둑서비스죠. 그걸 엉겁결에 툭 받으면 다음에 먼저 치고 들어옵니다.

이런 사람은 붙어서 치는 사람인 경우보다 약간 떨어져서 툭 쳐올리듯이 스매싱을 하는 사람이 많더라구요.

즉, 제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경험한 바로는 짧거나 길거나 간에 회전 서비스를 먼저 시도하는 사람은 앞에서 치고 들어오는 전진속공적인 스매싱 잽이일 가능성이 많구요.

이런 사람은 붙어서 팡팡 쌔려오는 스타일의 스매싱 잽이죠.

반면에 약간 떨어져서 투둑 하며 긴 너클성 서비스를 넣어오는 사람은 스매싱도 툭툭 쳐오는 긴 스매싱이 많더라구요.

이런 사람하고 싸울 때는 테이블에서 약간 떨어지는 게 좋더라구요.

여하간에 대충 공이 길게 놀더구만요. 붙어 있다가는 당황스럽게 눈앞에서 불쑤 불쑥 튀는 공이 많습니다.^^

아무튼 경기가 시작되고 처음 만나는 상대한테 제일 먼저 두 번의 서비스 찬스에서 일단 회전이나 너클성 서비스를 먼저 줘보는 사람은 대부분 스매싱 잽이일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스매싱 잽이도 뒤에서 툭툭 때려대는 긴 스매싱 잽이가 있고 앞에 붙어서 몰아쳐오는 전진속공적인 스매싱 잽이가 있지요.^^

②긴 하회전 서브를 중심으로 넣어오는 사람

하회전 서비스를 먼저 넣어오는데 그게 많이 깎아서 길게 준다.

이런 사람은 드라이브 잽이일 가능성이 매우 농후합니다.^^

왜냐면 그래야 다음에 커트로 다시 넘어올 가능성이 많고 그것도 내가 길게 줬으니까 다시 하회전이 길게올 가능성이 많고 그래야 3구에 드라이브 찬스가 나지요.

회전을 줘버리면 당연히 상대가 쇼트를 대올테니까 내가 먼저 드라이브 걸어가기가 까다로우니까요.

또 짧은 하회전의 경우 상대가 스톱으로 짧게 넘겨올 가능성도 있고 상대가 플릭이 좋은 사람이라면 플릭으로 뒤집어올 가능성도 많기 때문에 하회전을 주더라도 길게 넣어야 넘어오는 공도 길게 올테니까 길게 넣는 경향이 많은데요.

길게 하회전을 줄 경우 리시브 하는 사람이 먼저 드라이브를 걸어올 가능성이 있으니까 많이 찍어서 주는 겁니다.

많이 찍어서 주면 비록 드라이브를 잘 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2구부터 바로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사실 성공 확률이 그렇게 높지는 않으니까요.

결론적으로 자신이 먼저 가진 처음의 서비스 두 번 기회에 긴 하회전 서비스를 해오는 사람은 3구부터 드라이브를 걸어오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뭐 어디까지나 가능성입니다.^^

③하회전을 아주 짧게 넣는 사람

이 사람은 랠리를 끌고가는 스타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시합 시작하기전에 잠깐 화를 쳐봤을 때 화가 제대로 되면서 폼이 잡혀 있는 사람이 이런 짧은 하회전을 먼저 넣어온다면 아마도 랠리를 끌고 가는 사람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짧은 하회전 서비스는 상대가 바로 공격을 못하게 하는 좋은 장점도 있지만 또 상대의 대응에 따라 내가 3구 공격을 원만하게 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즉, 3구부터 공이 빨라지고 급작스러운 전쟁을 원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랠리를 해가면서 기회를 보는 사람이지요.

끈질긴 사람이고 랠 리가 좋을 것이며 이겨내기 가장 어려운 사람일 수 있습니다.^^

④짧은 회전이나 너클성을 먼저 줘보는 사람

이 사람은 두 가지로 생각을 해볼 수 있는데요.

만일 시합 전 화를 쳐봤을 때 화를 치는 폼이 제대로 잡혀 있는 사람이라면 전진속공형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특히 뒷면에 숏핌플을 달고 있다면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건 백퍼센트입니다.^^

화 폼이 잡혀있고 짧은 회전이나 너클을 주는 사람의 경우 급작스러운 싸움이 시작되기를 바라고 있지요.

이런 사람에게는 오히려 느긋하게 박자를 안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사람에게 그런 급박스러운 박자에 따라가다보면 왜졌는지도 모르고 집니다.^^

또 폼이 레슨폼이 아니고 화를 주고 받는 것이 잘 안 되면서 이렇게 넣어오는 사람은 동네탁구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사람은 대부분 요리조리 빼는 것에 매우 익숙할 것이며 공을 뱅뱅 돌리는데 능수능란할 것이며 손이 테이블 아래로만 가면 뭔가 손장난을 칠 것입니다.^^

이 사람에게도 여유를 가지고 내박자로 끌어와야만 답이 나올 겁니다.

이런 사람에게 말리면 딱 미치기 좋습니다.

이상한 폼에서 스매싱이 나오고 내가 한 회심의 공격이 얼떨결에 맞아서 도로 넘어오고 미칩니다.^^

아무튼 상대가 먼저 두 번의 서비스를 넣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 대충 상대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이건 저 같은 하수가 경험한 것을 기초로 하였기 때문에 용하다거나 신빙성을 장담하지는 못합니다.^^

하여간 저는 이렇게 세 가지 이유로 가위바위보를 하고 난 뒤 가급적 먼저 상대에게 서브권을 넘겨줍니다.

물론 위에 말했듯이 핸디가 두 개나 세 개인 경우에는 그냥 내가 먼저 서브를 넣습니다.

상대에 대한 파악은 리시브를 보면서 파악합니다.

왜냐면 상대에 대한 초기 파악보다 마지막세트 10:8, 9:9 상황에서 내가 서브권을 가지고 싶은 것이 먼저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