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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오케이핑퐁에 들어가 봤더니

어떤 분이 "돌출러버는 변화가 적다는데 사실인가요?"라는 제목으로 질문을 올리셨더군요.

거기 대해서 다른 분이 "돌출러버는 변화로 승부하는 타입입니다"라면서

변화가 적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답변을 해 놓으신 것을 또 보았습니다.

여기 대해서 더 얘기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만,

인터넷 실명제에 대해서 강력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므로 답변을 거기에 직접 달 수는 없었습니다.

그대신, 여기서 돌출러버의 변화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서 말씀드려 보고자 합니다.

일단, 돌출러버의 3가지 종류 중 변화로 승부하는 변화계 돌출러버는 제외합니다.

돌출러버가 변화가 적은가 많은가에 대해서는 "무엇을 변화로 받아들이는가"라는 것에 따라서

답변이 달라지게 됩니다.

"돌출러버는 변화가 적다"라고 얘기할 때는 평면러버보다 변화가 적다는 얘기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때의 "변화"라는 것은 주로 자신이 적극적으로 만들어 가는 회전의 변화, 즉 드라이브의 변화를 얘기합니다.

돌출러버로도 분명히 회전을 걸 수 있으며 드라이브도 되고 변화 드라이브도 역시 됩니다만,

아무래도 평면러버보다는 회전량은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드라이브의 다양한 변화를 주기가 어려우므로 변화가 적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드라이브를 주체로 하는 현대 탁구에서는 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변화가 많다"라고 얘기할 때는 "많은 회전으로 변화를 주는" 쪽이 아니라 "적은 회전량 쪽의 변화"를 말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너클볼", 즉 "무회전 공"입니다.

아무리 스피드계나 스핀계라 할지라도 돌출러버는 근본적으로 돌출러버이므로

평면러버에 비하여 너클볼을 만들어내기 쉽습니다.

공을 끌고 가기도 하고 때로는 표면에서 미끄러뜨리면서 너클볼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회전이 걸린 공과 걸리지 않은 공 사이의 이런 변화는 익숙하지 않은 사람을 크게 당황하게 할 수 있으며 실수를 유도합니다.

(또한, 이것은 타이밍의 변화에도 큰 역할을 합니다. 타이밍의 변화는 회전의 변화 이상으로 상대방을 곤혹스럽게 할 수 있습니다.)

즉, 너클볼을 만들어내기 쉬우므로 변화가 많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런 점들은 드라이브를 주체로 하는 현대 탁구에서는 큰 강점으로 작용합니다.

변화계 돌출러버는 이런 돌출러버 특유의 변화를 한층 더 강화한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돌출러버의 근본적인 목적인 "빠른 타이밍의 공격"은 무시하고 "변화" 쪽만을 크게 강화한 것이 변화계 돌출러버입니다.

공이 미끄러지는 정도가 더 큰 이런 러버는 회전이 걸린 공과 너클 사이의 변화 뿐이 아니라 "정반대 회전"이라는 또다른 회전 요소까지도 갖고 있으므로 주로 이 변화를 살려서 상대방을 혼란시키는 방법이 전술의 주체가 됩니다.

여기까지의 설명이 잘 이해가 되셨는지 궁금하군요.

똑같은 질문이지만 답변이 정반대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덮어놓고 "변화가 적다"라거나 "변화가 많다"라고 얘기하면 안되며

그 변화라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서 답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질문하신 분이 처음에 들었던 얘기는 "드라이브의 변화를 주기가 어렵다"라는 것이고,

거기에 답변하신 분의 얘기는 "너클볼을 통한 변화를 살리는 것은 돌출러버의 기본이라"라는 것입니다. ^^

오케이핑퐁 게시판에 있던 이 질문답변을 보면서 상당히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질문하시는 분과 답변하시는 분이 전혀 다른 뜻으로 대화를 주고받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알아두셔야 할 것은 돌출러버를 사용하는 목적과 돌출러버의 변화의 의미입니다.

돌출러버를 사용하는 목적이 근본적으로 "변화"에 있는 것은 분명히 아닙니다.

그것이 익숙하지 않은 상대방에게는 변화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나 돌출러버의 근본 목적은 스피드이지 변화가 아닙니다.

"회전이 적게 걸린다"는 특성을 이용하여 바운드된 공이 정점에 도달하기 전의 빠른 타이밍에 공격을 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압박을 가하는 것이 바로 돌출러버다운 플레이입니다.

그리고, 이 때는 너클볼이라는 것은 큰 의미는 없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상대방이 익숙하지 않은 공의 궤적과 구질 때문에 실수를 할 수는 있으나 그런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공이 빠르게 날아오기 때문"입니다. 회전이 적게 걸렸으므로 공이 가진 에너지 자체는 적지만 스피드는 평면러버의 공보다 더 높을 수 있으며 더 깊고 낮게 날아옵니다. 익숙하지 않으면 받기 어렵습니다.

또, 수비할 때는 어떤 돌출러버이든 "돌출러버다운 변화"를 살릴 수 있습니다. 즉, 너클볼을 만들어내기 쉽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드라이브를 너클볼로 받음으로써 연속공격을 어렵게 한다는 것은 돌출러버의 큰 장점 중 하나입니다.

이런 점에서 생각해 보면 "종류를 불문하고 돌출러버는 변화를 살려서 플레이한다"라는 것 역시 틀린 말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