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왕하오 선수, 마롱 선수에게 세계 1위를 내어줄 때쯤 젊은 피 3인방 즉, 마롱, 장지커, 슈신 선수에게 많은 압박을 받고 있었고, 올림픽 금메달에 실패하고, 세계탁구선수권 우승으로 한동안 목표감을 상실했었는데요.

그 결과가 상당히 오랜 슬럼프였습니다.

이번 월드컵은 조금씩 나아지던 왕하오 선수가 다시 정신적으로 확신에 찬 플레이를 하는 첫번째 대회인 것 같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런던 올림픽을 향해 다시 뛸 수 있겠죠.

오상은 선수와의 8강전, 티모볼 선수와의 4강전 그리고 10월 31일 어제 장지커 선수와의 결승전에서 확연한 실력의 차이와 흔들림 없는 경기 운영을 보여주며, 개인 통산 세번째 월드컵 우승을 차지합니다.

왕하오 선수의 제가 본 변화는 다음입니다.

1. 먼저 본인의 멘탈리티에서 흔들리지 않습니다. 지고 있을 때에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다른 중국 선수들에 비해 얼굴 표정의 변화가 상대적으로 심한 편인 왕하오 선수, 이번 대회에서는 쫓아갈 때에도 조금도 흔들림 없는 자신감이 배어있습니다.

2. slow starter. 즉, 경기 시작 초반에는 지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역전을 해내는 자신의 경기 스타일이 되살아났습니다. 이건 좀 웃긴 얘기긴 한데 왕하오 선수가 컨디션이 좋을 때에는 보통 1세트에서 부진하고 또 각 세트 초반엔 5점 정도까지 어이없이 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엔 그런 경향이 안보이나 했는데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특징이 다시 살아나네요.

3. 포핸드가 훨씬 더 좋아졌습니다. 스윙이 더 완벽해졌고 볼의 스핀과 스피드도 눈에 띄게 좋아져서 장지커 선수조차도 힘들어합니다. 이것은 몸이 가벼워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왕하오 선수가 슬럼프가 시작한 재작년부터 약간 배가 있는 편인데, 배가 아직 있긴 하지만, 몸은 가벼워졌습니다. 포핸드로 돌아서는 스텝이 매우 경쾌해졌습니다.

왕하오 선수의 포핸드는 완벽하다고 보긴 어려웠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정말 날카로와졌네요. 중국 선수들은 앞면에 점착성 러버를 사용하기 때문에 스윙이 빠르고 follow swing이 커야 하는데요. follow swing이 아주 경쾌합니다.

4. 이면도 더욱 공격적이 되었습니다. 예전 경기에 비해 직선 이면 공격 비중이 매우 높아졌고, 그 타이밍도 매우 빨라졌습니다. 이면 타법에서 직선으로 공을 보내려면 약간 오른 어깨를 넣어야 하는데, 지금은 어깨 넣는 동작이 거의 보이지 않으면서도 손목과 임팩트를 활용하여 직선으로 빠르게 뿌립니다. 상대방으로서는 이면 타법의 준비 동작이 예측되지 않아 더욱 공포스러울수밖에 없습니다.

5. 여전히 백사이드로 오는 깊고 강한 드라이브 블럭은 불안합니다. 이면 타법의 가장 큰 약점으로도 언급되는데요. 백사이드로 깊어지면 이면으로 눌러주기 어려운 탓인 듯합니다. 장지커 선수가 그나마 효율적으로 공략한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