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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토지..추억을 더듬어서 가슴 속에 꼭꼭 숨었던 마음을 글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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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에 읽은 책을 다시 읽었을 때 같은 내용을 보는 느낌이 다르겠지요.

어제 지인과 이 책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책 내용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읽어보았지요.

누구나 한번쯤 겪을 만한 내용이라서 음악게시판에 있던 내용을 옯깁니다.

박경리선생님이 이제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지요.

사람이 죽어 이름을 남긴다는데 박경리선생님은 글을 남겼네요.

아름다운 글입니다.

후에 다시 음악게시판으로 옮기겠습니다.

===========================================================

 

토지를 읽은지 31년이 지났다.

그때가 연합고사 끝나고 나서 겨울방학이었으니까, 정말 31년이 흘렀다.

오늘 그 소설에서 가장 기억이 남었던 문구가 생각나서 찾아보았다.

찾았다.

역시 세월이 흘러도 그 때 느꼈던 감동과 슬픔은 여전하다.

어린 소년이 이 문장을 보고 느꼈던 그 감동이나

이제 오십을 바로보는 시점에서 느낀 감동이 다를까....

 

오히려 더 깊어지는 것 같다.

여기에 맞는 노래도 찾고 사진도 찾고,

오늘 여기 남기는 것은 후에 언제든지 보고 싶을 때, 느끼고 싶을 때 떠들어보기 위해서다.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수만 있다면 ....

 

진달래꽃1.jpg

어렸을때 보았던 진달래의 대한 추억은 전부 사진처럼이렇다. 산 전체에 흠뻑 핀 진달래꽃

 

별당아씨가 산골아낙으로 지내다 병이 깊어져 거동도 못하고 자리에 누운 뒤 매일 아침  환이는 물 떠다가  양치시키고 개울물 다시 길어다가 수건 적셔 무슨 의식이라도 치루는 것처럼  정성스레 얼굴 손, 발까지 다 닦아주고 머리까지  곱게 빗겨주고 다시 안아다 자리에 뉘인다.

그러던 초가을  장터에 나가 그동안 모아놓은 약초와 짐승가죽을 팔아 약도 짓고 일용품을 사가지고 온 저녁에..........

 

여자는 잠든 것처럼 죽어 있었다. 혼자서 죽은 것이다.....중략

관솔불을 밝혀놓고 환이는 죽은 여자 앞에 앉아 있었다.......중략

 

'여보?'  

 

'......'

 

'저 산새 우는 소리 안 들리세요?'

 

 '.....'

 

'얼마나 즐거우면 저리 명랑하게 지저귈까'

 

'..........'

 

'새들도 밤이 싫은거예요. 아침이 좋아서, 햇빛이 환한 게 좋아서 저리 지저귀나봐요. 캄캄한 밤이 싫은 거예요. 나도 저 새들 같이 한번 날아보았으면, 산 속을 한번만 거닐어보았으면.'

 

  관솔불이 미친 듯이 춤을 춘다. 그림자처럼 여자는 누워 있고 환이는 앉아 있다. 앉아서, 언제였던가 여자가 한 말을 듣고 있는 것이다.

 

이튿날 저녁 때 환이는 제가 입은 저고리를 벗어 시체를 싸고 이름조차

기억하기 싫은 북쪽 끄트머리 어느 깊은 골짜기에 여자를 묻었다.......

중략

 

'여보?'

 

'.....'

 

'나 명년 봄까지 살 수 있을는지.....'

 

'.....'

 

'산에 진달래가 필 텐데 말이예요.'

 

'....'

 

'그 꽃 따 화전을 만들어 당신께 드리고 싶어요...당신께

드리고 싶어요, 당신께 드리고 싶어요, 당신께, 당신께,  싶어요 

싶어요 싶어요 싶어요....'

 

  여자의 목소리는 진달래꽃 이파리가 되고, 꽃송이가 되고 계속하여

울리면서 진달래의 구름이 되고, 진달래의 안개가 되고, 숲이 되고,

무덤이 되고, 붉은 빗줄기, 붉은 눈송이, 붉은 구름 바다, 그 속을

자신이 걷고 있다는 환각 속에 환이는 쓰러졌다. 꿈 속에서 울었다. 

꿈 속에서 가슴을 쳤다. 여자를 부르고 달려가고 울부짖고, 여자가

죽어 이별한 뒤 환이는 줄곧 꿈 속에서만 울었다.

(1부 제 5편 10장) 별당아씨의 죽음, 산 속의 동학장수

 

 여러 해 전부터 진달래꽃의 여인은 꿈속에 나타나지 않았다. 자신의

저고리를 벗어 시체를 싸고 묘향산 골짜기에 묻어버린 여자, 묻고 나서, 지나간 지상의 세월은 여자와 더불어 영원히 사라진 바람인 것이며,

영겁의 세월이 흐르고 있을 저 머나먼 곳에서 여자를 다시 만날수

있는가고, 환이 자기 자신에게 물어 보았던 푸른 은빛의 그 밤하늘.

 

  '그 꽃 따서 화전을 만들어 당신께 드리고 싶어요.'

 

  여자의 목소리는 진달래꽃 이파리가 되고, 꽃송이가 되고,

계속하여 울리면서 진달래의 구름이 되고,  진달래의 안개가 되고,

숲이 되고, 무덤이 되고, 붉은 빗줄기, 붉은 눈송이, 붉은 구름바다,

그 속을 걷고 있다는 환각 속에 빠져 쓰러지면은 꿈속에서 오열 하였고 꿈속에서 가슴을 치며 통곡하였다. 처음에는 번번히 꿈속에서 울었고, 몇 달 만에 한 번씩, 몇 년만에 한 번씩, 그리고 삼십여 년 세월이 흘러서 지금은 꿈속의 울음을 잊었고, 여자도 잊었다. 지금은 꿈속도 아니요, 진달래의 눈보라, 붉은 빗줄기, 구름바다의 환각도 아닌데 환이는 눈을 감은 채 오열한다.

(3부 3편 18장)

일본군에 잡혀 감옥에서 죽기 직전의 환이를 그린 글이다.

 

 

하덕규 작사 작곡

                          시인과촌장  노래

 

나 다시 진달래로 피어

그대 가슴으로 스몄으면

나 다시 진달래로 피어

그대 타는 가슴으로 스몄으면

 

사월 목마른 사월 하늘

진홍빛 슬픔으로 피어

그대 돌아오는 길 위에서 흩어지면

 

나 다시 진달래로 피어 피어...

    탁구러버 표면을 복원시켜서 회전력을 살리는 영양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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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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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의 전환님의 댓글

no_profile 사고의 전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그녀의 머리에 꽂힌 꽃은 진달래였다.</p>
<p>자식을 먼저 보내고 이산 저산, 이동네 저동네 풀풀 뛰어다니던 </p>
<p>그 아낙의 머리에 꽂혀있던 애닯던 꽃이 진달래였다.</p>
<p>어린나에게 제일 먼저 진달래는 그렇게 다가왔다.</p>
<p>그녀의 머리에 꽂힌 진달래는 처절했지만 아름다웠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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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탁님의 댓글

no_profile 고고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노래는 글과 어울린가요?</p>
<p>저는 노래 맘에 듭니다. 선곡을 잘한 것 같은데요..ㅎㅎ..</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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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의 전환님의 댓글

no_profile 사고의 전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p>탁월한 선택이십니다. </p>
<p>아마 박경리님이 보고 계신다면 </p>
<p>멋진 선택이라고 칭찬이라도 해 주실것 같군요..</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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