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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탁구는 50년 4월, 아시아탁구연맹(ATTF)과 국제탁구연맹(ITTF)에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해 52년 싱가포르 아시아대회와 56년 도쿄 세계대회에 참가하는 등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었다. 그러나 70년대에 접어들어 중국, 북한 등이 중심이 된 아시아탁구연합(ATTU)이 결성되고, 73년 아시아탁구연맹이 해체됨으로써 한동안 아시아지역 내에서 고립되는 비운을 맞기도 했다.

  당시 중국은 아시아탁구연맹(ATTF)의 자리를 지키던 타이완을 축출하고 아시아지역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연맹을 무력화시키려 했던 중국은 정부의 정치적 힘을 무기로, 거금의 국비를 들여 30여개국을 베이징으로 초청, 경비를 부담하면서 제1회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를 개최하는 소위 ‘핑퐁외교’를 통해 국제무대에 재등장한 뒤 북한, 일본과 공조하여 아시아탁구연합(ATTU)이라는 새로운 조직을 결성한 것, 연맹을 주도하던 한국은 스포츠에 있어서의 정치성은 엄연히 배제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 연맹의 합법적인 정통성을 주장하고 ATTU의 불법성을 강조했으나, 대다수 가입국이 연합으로 옮겨가는 대세에 밀려 끝내는 아시아지역의 탁구미아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그로부터 한국탁구는 10여 년 동안을 아시아 탁구계에서 표류하는 불운의 길을 걸어야 했다.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가입을 허용하는 ATTU의 헌장 앞에서 중국, 북한 등이 걸림돌이 되어 좌절되었기 때문, 그러나 1979년, 대탁에 최원석 회장이 취임해 1980년과 1982년, 두 번에 걸쳐서 성대한 서울오픈대회를 치러냄으로써 아시아를 비롯한 게계에 한국을 널리 주지시켰고, 국제부를 신설, 한상국 부회장과 박도천 이사를 영입해 전문적으로 투자한 노력이 성과를 거둬 1984년, 아시아연합에 정식으로 가입할 수 있었다.

  정치논리가 스포츠에 개입되어선 안된다는 순수한 입장에 서있었던 한국이 좌절할 수밖에 없었던 이 사건은 20세기의 아시아와 세계, 민주주의와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의 한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